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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반딧불이

일전에 어머님을 뵙고 왔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오래 기간 와병 중이신 분입니다. 뇌졸증 1급 장애로 자신의 육신이면서 자신의 의지로 다스리지 못하시는 분입니다. 육신이 자유롭던 시절 작지만 단단하신 분이셨는데…. 중픙이 덮치신 후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받아들이시지 못하셔서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와병 후 6년여 세월이 흐른 지금 체념하시고 계시는 어머님을 뵙는 것이 참 힘이 듭니다.

어머님을 뵙고 답답한 마음에 어둠이 내린 동네 앞 산을 올랐습니다. 산 뒤편으로는 태풍 탓에 가로등이 들어 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척을 분간 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날고 있었습니다. 경이였고 신비였습니다. 오래 전 국민학교 다닐 때 동네 앞 여울에서 초여름 경에 무리를 지어 날던 그 반딧불이가 분명했습니다.

지금 반딧불이가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반딧불이가 있는지 정말 놀라울뿐이었습니다. 가지고 갔던 손전등을 끄고 외롭게 혼자 날고 있는 반딧불이의 비행궤적을 한참 지켜보았습니다. 세상의 온사위가 침잠하고 있는 적막한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의 비행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때 아닌 9월 하순의 반딧불이의 비행 독자분들도 한 번 보셨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한 번 보셨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저 혼자 간직하기에는 너무 운치 넘치는 모습이었기에 글로 적어 같이하고 싶습니다.그러나 글이 짧아 그 외로운 반딧불이의 단독 비행의 모습, 어둠이 내린 동네 앞 산의 정경을 다 담지 못하네요.

하여튼 한 40년도 더 전에 가지고 놀았던 반딧불이 분명했고요. 군무가 아닌 독무였다는 것, 그리고 날 때가 아닌 때 독무를 했다는 것. 참 미스테리는 미스테리였습니다. 그 날 그 밤에 그 장소에 그런 모든 미스테리가 있었지만 반딧불이의 독무를 지켜보면서 "야", "아"하는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머리 아파할 쉰 줄에 앉은 아들을 위해 어머님이 마련해주신 것이려니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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