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다는 필자, 지금 운행하고 있는 자가용이 6년차인데 엔진오일 교환한 적이 없다. '참, 이상도 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2007년부터 기록한 차계부를 샅샅이 보았다. 기록이 없다. 단골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하니 차량번호와 차대번호를 알려 달란다. 그런데 거기에도 아무 기록이 없다고 한다.
운행거리 36,000km. 출고된 이후 차량 정비를 받지 않은 것이다. 집에서 학교까지 출퇴근 거리가 10분 정도라 차량관리에 있어 방심을 한 것은 아닌지? 오늘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엔진오일 교환시기를 놓쳐 엔진을 세척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었다. 파워 스티어링 오일 프레셔도 터졌고. 고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2시간 정도 정비를 하는데 9곳을 수리하였다. 정비명세서를 보니 5곳 기술료도 청구되었다. 무려 46만원 가까이 비용을 지불하였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정비가 안 된 차량을 운행하다간 대형사고가 발생한다. 만약 고속도로에서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정신상태가 풀어졌다.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다행이 두 학교 모두 집 가까이 발령 받았다. 드라이브를 즐기지 않아서 장거리 뛴 경우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차량을 믿고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다. 엔진 오일(5천~1만 km), 자동변속기 오일(4만 km) 교환시기를 놓친 것이다. 이제 좀 있으면 브레이크 오일(8만 km)을 교환해야 한다.
차량관리 미리미리 해야 한다. 얼마 전에는 운행 중 시동이 걸리지 않아 도로 중간에서 보험회사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 밧데리 수명이 다한 줄도 모르고 차량을 운행한 것이다. 긴급서비스 출동 2회를 받고서야 비로소 밧데리를 교환하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필자는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날짜, 주유금액, 주유량, 누적 km를 수첩에 꼼꼼이 기록하고 있다. 우리집을 거쳐간 차량을 보니 아벨라, 티코, 카렌스, 아반테, 소나타 등 5종류이다. 1992년에 차량을 처음 구입했으니 이제 자가용은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실행이 더 중요하다. 기록을 분석하여 의미 있는 해석을 끌어내야 한다. 늘 하고 있는 주유기록과 함께 정비기록을 살펴야 한다. 차량의 경우, 정기점검을 빠뜨리면 아니 된다. 정비되지 아니한 차량은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육도, 학교경영도 마찬가지 아닐까? 학교에서 일어나는 주요 일들을 기록하고 피드백하면서 반성하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사건이 터진 다음에 처리하느라 애를 쓰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준비'라는 말은 어느 곳에서나 적용이 된다.
일일 다이어리, 월별 다이어리, 교무수첩에 기록된 사실은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고 있다. 글을 쓸 때 펼쳐보아 사실을 확인한다. 삶의 생생한 기록이다. 역사가 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몇 년 치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하여 현재보다 더 발전시키고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기록의 생활화'와 '실행이 답이다'는 우리 국민들이 습관화되면 좋겠다. 기록은 정확한 사람을 만들고 실천은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아무리 뛰어난 생각도 기록하지 않으면 망각의 늪으로 사라진다. 또 실행을 하지 않으면 나타난 성과는 제로이다. 목표(계획)를 세우고 기록을 하고 실천에 옮기고. 이게 바로 성공된 삶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