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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스승의 날’을 보내며

5월만 되면 하늘이 더 푸르다. 담장 너머에서 “왁자지껄” 들려오는 소리가 정겹다.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그곳에 나라의 희망이자 가정의 보배인 아이들이 있어 더 행복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잔소리 한다면 이율배반일까? 잘못인줄 알면서도 그냥 지나쳐야 할까? 일거수일투족 모범을 보이는 게 먼저지만 때로는 엄한 교육도 필요하다. 엄하다는 소문 때문인지 내 말이라면 다 따른다. 내가 눈에 보이면 오른쪽으로 통행하고, 내가 보는 앞에서는 두 손으로 공손히 잔반을 정리한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기다리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 최상의 교육은 상이나 칭찬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순리를 거스르게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학교에서는 체육대회, 수련회, 현장학습 등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해야 하는 날이 여러번 있다. 여럿이 모이면 어깃장 놓는 것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사고는 늘 이런 날, 이렇게 마음이 들뜬 상황에서 일어난다.

늘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냥 바라보고만 있기 어려운 날이 있다. 괜히 심통을 부리고 어긋나게 행동하며 여러 사람을 괴롭힌다. 그런 날은 엄한 교육이 백 마디 말보다 효과가 크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엄한 교육은 설자리도 없다. 그래서 자꾸 교육이 뒷걸음질 친다. 나라고 용빼는 재주 있겠는가. 하지만 방관자로 살지 못하는 성격이 늘 엄한 교사를 자처하게 한다.






5월은 잊지 않고 기리며 축하해야 할 기념일이 유난히 많다. 그런데 스승의 날만은 예외다. 당사자인 교사들이 더 부담스러워한다. 그냥 조용히 보내고 싶은 하루다.

해마다 느끼지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스승의 날은 다르다. 조용히 보내려는 담임과 달리 상당초등학교 4학년 5반 꼬마들은 준비를 철저히 했다. 칠판에 ‘선생님, 사랑합니다’를 크게 써놓고, 폭죽과 함께 풍선도 터뜨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제법 엄숙한 분위기로 스승의 은혜도 불렀다. 카네이션이나 편지를 불쑥 내민 아이들도 여럿이었다. 요즘 아이들 참 속이 깊다. ‘엄한 교육으로 바르게 키워줘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와 슬며시 미소짓게 한다. 중학생인 용재는 돈 벌면 제주도 여행 시켜준다는 것 잊지 않았으니 걱정말란다. 아이들 때문에 행복한 하루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룬 힘의 원천은 교육이고, 그 힘은 선생님들로부터 나왔다.’고 했다. 여야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시하며 교권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요 검색사이트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스승의 날을 축하해줬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일회성 립서비스나 구색맞추기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듯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선다.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일등 국민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을 바로 세우는 정책이 먼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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