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텃밭을 가꾸었으나 올해는 잡초 때문에 힘들어 포기했어요!"
작년에 텃밭을 가꾸었던 동료 교장 한 분. 텃밭 가꾸기 예찬론자였던 그가 올해는 하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왜 그럴까? 우선 집과 거리가 멀고 물 공급이 어려우며 잡초제거에 일이 고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의욕만 있다면 지속되련만.
근래 도시민들의 주말농장과 텃밭가꾸기가 유행이다. 농사체험을 하면서 부산물도 얻고 자연과 가까이하여 여러가지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생산물보다는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이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농촌진흥청에서 실험한 결과가 보도됐는데 텃밭을 가꾸는 도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제목은 “멀칭용 검정비닐 대신 신문지로 주말농장 잡초 해결하세요” 이고 부제는 '병해충 발생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하고'이다.
농촌진흥청은 주말농장의 잡초 방제를 위해 멀칭용 검정비닐 대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문지를 이용한 친환경 잡초 방제법을 제시한 것. 검정비닐은 잡초 발생을 막고 토양의 온도 유지와 수분 증발을 방지해 작물이 잘 자라는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일손이 바쁜 농부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검은 비닐은 한 여름 토양 고온 현상과 수분 포화 상태가 발생해 뿌리의 호흡에 지장을 준다. 그리하여 작물에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작물 수확 후에는 비닐을 거두어들이지 않고 토양에 남아 있거나 불에 태우는 경우가 많아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농촌진흥청은 과학적 근거도 제시한다. 신문지는 잡초방제율이 72%로 멀칭용 검정비닐 92%에 비해 다소 낮지만 통기성이 좋아 토양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준다. 적정한 토양 수분과 미생물을 유지할 수 있어 병해충 발생을 줄이는 측면에서는 멀칭용 검정비닐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뿐인가? 신문지는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별도로 거둬들이는 힘을 들이지 않아도 토양에 남지 않아 친환경적이다.구체적인 방법으로 신문지를 이용해 잡초를 방제하기 위해서는 신문지 두 겹을 겹쳐 빈 땅이 보이지 않도록 충분히 덮어준 다음 중간 중간 퇴비와 흙으로 눌러주어 신문지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농촌의 흉물 한 가지가 바로 검은 비닐이다. 밭에 사용할 땐 일손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좋았으나 사용 후 뒷처리가 문제다. 밭 한 쪽에 쌓아두어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바람에 날려 주위를 어지럽힌다. 불로 태울 경우, 유해물질이 나온다. 지구를 오염시킨다.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이병모 연구사는 “잡초 방제를 위해 신문지를 이용하는 것이 멀칭용 검정비닐을 이용하는 것보다 약간은 불편하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자연과 환경을 살릴 수 있고, 작물도 더욱 튼튼하게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의 이번 제안을 적극 받아들였으면 한다. 우리 인간이 조금 불편하고 번거로우면 좀 어떤가? 지구를 살릴 수 있고 식물에게도 도움이 된다는데. 혹시 농촌에 신문지가 모자라면 도시민들이 '농촌에 신문 보내기 운동'을 펼치면 해결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