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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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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삶의 고단한 무게 이겨내기

얼마 전 우리 학교 부장교사와 출근길 동행하기로 되어 있던 날. 아파트 옆에서 폐지를 손수레에 가득 싣고 가는 부부를 보았다. 시각을 보니 오전 8시, 저렇게 가득 채우려면 저 분들은 몇 시에 집에서 나왔을까? 저것 고물상에 갖다 팔면 얼마나 받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본다.

또 지난 달에는 안양역 주변에서 우리 부부와 딸이 만나기로 했다. 수리산 가족산행을 하려는 것이다. 도로변에 잠시  정차에 기다리는데 시장 옆에 고물상이 보였다. 그 곳을 들락날락 하는 분들을 우연치 않게 보게 됐다. 폐지를 모아 파는 사람은 주로 50대, 60대, 70대 남성들이었고 부부가 힘을 합쳐 폐지를 모아 오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의 복장을 보니 대개 남루하다. 웃옷 앞자락이나 바지가 때에 절어 있다. 계절에 맞지 않는 두툼한 옷을 입었다. 얼굴 표정을 보니 고단한 삶에 찌들어 있다. 그러나 폐지를 팔고 돈을 챙겨가는 걸음걸이는 가볍게 보인다. 노력의 댓가를 받은 보람이 있었으리라.

부부가 힘을 합친 경우, 고물상을 나가는 얼굴 표정은 더욱 밝다. 내일의 꿈이 보인다. 아무리 어려운 경우라도 부부가 힘을 합치면 힘든 줄 모른다. 현재 그들에게 어려움은 어려움이 아니다. 이겨낼 희망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혼자라면 이겨내는 힘이 좀 힘겹지 않을까?

요즘 새삼스레 부부의 중요함을 느낀다. 주중과 주말부부라서 그런 것일까? 남편은 아무리 어려운 일에 처하더라도 아내가 믿어준다면 용기가 솟는다. 아내가 남편을 인정해주면 자신감 속에서 살아간다. 아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부는 사랑으로 굳게 뭉쳐야 한다. 그래야 험한 세파를 능히 헤쳐나갈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 텃밭가꾸기도 어찌 보면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허전함 달래기 차원이다.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 대상을 자연에서 찾은 것이다. 방울토마토 꽃이 두 개 피었다. 고추는 열 개의 모종이 자리를 잡아 하얀꽃을 피웠다. 그런데 벌이 찾아오지 않는다.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인공으로 꽃가루받이를 해 준다.

삶의 기쁨,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그 기쁨은 두 배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슬픔을 나누면 그 슬픔은 반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족은 사랑의 기본단위다. 그러나 자식들은 언젠가 부모를 떠나게 된다. 아니 태어날 때부터 독립을 예고한 것이다. 자연히 부부가 서로 의지해 해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손수레를 끌고 밀고 가는 부부의 모습에서 삶의 고단함을 보았다. 그러나 그들의 부지런함에서 희망을 보았다. 부부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본다. 바쁜 벌은 슬퍼할 틈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인생 50대 후반에서 삶을 생각해 본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은 올바르게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려면 부부가 한마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삶의 뜻을 함께 하고 나아가는 목표를 같이 바라보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100세 쇼크'라는 말도 없어질 것 같다. 필자가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있다. "당신 나이 50이면 축구에서 전반전 뛴 거야. 이제 후반전 힘차게 뛰어야지! 내가 응원해 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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