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꿇린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굴복하거나 항복을 할 때 취하는 행위이다. 무릎을 꿇게하는 행위로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종종 등장한다. 지난 2006년 5월에 ‘무릎 꿇은 여교사’와 관련하여 전국방송에 보도되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지만 기소유예 처분하였다. 이번에는 지난 3월 아들을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에 찾아가 교사를 무릎 꿇리고 폭행한 학부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두 사건을 살펴보면, 지방의 한 초등학교에서 평소 담임교사의 급식지도에 불만이 많던 학부모가 폭언과 폭행을 동반한 민원제기 과정에서 ‘무릎을 꿇은 여교사’의 전국적인 방영으로 우리 40만 교원은 충격적이며 분기탱천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뒤 늦게 그들은 담당교사에게 사과문을 쓰고 반성을 하였다고는 하나 이미 모든 사안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이며, 젊은 여교사가 울먹이며 교육자로서 잘못은 없지만 무릎을 꿇어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무릎을 꿇는다며 ‘모든 것을 용서해 달라’는 흐느낌만은 전 교육자들의 뇌리에서는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필자가 본보 2006년 5월 25일자 10면 <현장의 소리> ‘무릎 꿇은 여교사’에서 주장하였었다.
이와 같은 교육계 전체를 참담한 충격으로 몰고 간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유예 등의 처분이 포함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처분의 요지는 협박, 명예훼손, 모욕 등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되지만, 학부모가 초범이고 동종전력이 없는 점, 범행동기, 피해자인 여교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의 정상을 참작하여 기소를 유예한다는 것이었다. 그 여교사가 당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그 외 죄가 인정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지난 3월 아들을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에 찾아가 교사를 무릎 꿇리고 폭행한 학부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된 것은 교권의 중요성을 재판부가 판결을 통해 사회에 알리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25일 창원지법 형사2단독 박정수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해 심각하게 교권을 침해했으며, 장시간 수업을 방해하고 교장실에서 교사의 무릎을 꿇려 교사와 학교에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줬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아들이 부당한 처벌을 당한 사실을 대화나 법적 방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폭행하는 등 사적 보복을 가한 사실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박 판사는 이에 앞서 가해 학부모들에게 피해 교사를 찾아가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권고하며, 11일과 18일 선고 기일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이에 김 씨의 아내가 17일 학교를 찾아와 교장실에서 관계자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했고 피해 교사에게는 전화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피해 교사는 이들을 위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교권 침해’의 심각성을 인정한 재판부는 이 사건을 결국 엄벌로 다스린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권 침해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서 하루 평균 40건의 교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2009년 1570건에 이르던 교권 침해 건수는 2012년 7900건으로 늘었다. 교사에 대한 폭언과 욕설, 수업 진행 방해가 대부분이지만 교사를 때리거나 성희롱한 경우도 2009년부터 4년 동안 200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사에 대한 무고한 민원, 폭언과 폭행, 민형사상 소송 등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창원지법 형사2단독 박정수 부장판사처럼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된 것은 대화나 법적 방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폭행하는 등 사적 보복을 가한 사실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엄벌로 다스린 점은 교권의 중요성을 재판부가 판결을 통해 사회에 알리기 위해 선고한 것이다. 우리의 교육을 바로 세우는데 참으로 바람직한 판례로 생각한다. 처음 교권침해 사안에 대해 이와 같이 판결을 하였다면 교권침해로 인한 사안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학부모가 자녀 앞에서 교사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른 교육이며, 교권을 보호하는 길이자 그 자체로 훌륭한 인성교육인 것이다. 이번 판례를 보며 조금 더 일찍 교권침해에 대해 단호하게 법적용을 하였더라면 교권침해도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