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광복절 아침, 서산여고 교정에서 찍은 백일홍 사진입니다. 우리나라의 광복을 기뻐하듯 붉은 족두리를 쓴 채 환하게 웃고 있네요. 한번 피면 가을이 올 때까지 100동안 한결같이 피어있다는 백일홍.
백일홍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서려있답니다.
어느 어촌마을에 무시무시한 이무기가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이무기를 달래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 청년이 나타나 이무기를 물리치자 처녀는 자신은 이미 죽었던 목숨이니 청년에게 시집가기를 청합니다. 처녀의 청혼을 받은 청년이 말하길, 자신은 바다 용왕의 아들로 죽은 이무기의 다른 짝을 찾아 마저 죽인 후 흰 돛을 달고 백일 후에는 꼭 돌아오겠으니 그때 결혼하자고 합니다.
청년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기다리던 처녀는 백일 째 되는 날 화관단장을 하고 절벽 위에서 청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청년의 배는 붉은 돛을 단 채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본 처녀는 그만 절망하여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무기의 피가 튀어 흰 돛이 붉게 물든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통곡하며 처녀의 죽음을 애통해했습니다. 그 후 처녀의 무덤에서는 족두리 같은 모습의 꽃이 피어 백일 동안 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백일 동안 혼례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던 처녀의 정성이 꽃으로 변한 것이라 믿어 꽃이름을 '백일홍'이라 지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