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교사가 가르칠 때 학생들은 그가 있는 줄을 잘 모른다. 다음 가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교사다. 그다음 가는 교사는 학생들이 무서워하는 교사다. 가장 덜된 교사는 학생들이 미워하는 교사다.
교사가 학생들을 믿지 않으면 학생들도 그를 믿지 않는다. 배움의 싹이 틀 때 그것을 거들어주는 교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이 진작부터 알던 바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가 일을 다 마쳤을 때 학생들은 말한다. "대단하다! 우리가 해냈어." <배움의 도> 중에서
슬기로운 교사를 꿈꾸며
위의 글은 노자<도덕경>에 나오는 지도자의 4단계와 같다. 최상의 지도자는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그 영향력을 미치는 슬기로운 지도자요, 그다음이 사랑받는 지도자요, 그 아래는 무서워하는 지도자요, 마지막이 미움받는 지도자다. 최상의 지도자나 관리자, 교사는 실행에 힘쓰는 인(仁)에 가까우므로 말보다 행함이 앞서니 존재 자체만으로, 말이 없어도 가르침의 본이 되니 부럽지 그지 없는 단계다.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배움을 향하여 연수원과 도서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많아질수록, 교단 경력이 높아질수록 방학이 주는 의미 앞에서 마음이 무거워지곤 했다. 얼마나 더 많이 배우고 실천해야 제 몫을 다할 것인지 자문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무작정 방학이 주던 마음의 여유가 좋았던 젊은 날의 설렘이 언제부턴지 사라진 것이다. 2학기를 준비하며 가져갈 보따리에 무얼 담아야 1학기보다 더 나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 앞서곤 했다.
잔뜩 기대를 하고 교실에 들어설 아이들에게 행복한 교실 속에서 배움의 도를 실현할 수 있는 슬기로운 교사의 덕목을 보따리에 담는 중이다. 가르칠수록 어려운 자리가 교직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 아픈 아이들이 많으니 더욱 그렇다. 상처 받은 어른들 그늘에서 어른보다 더 아픈 아이들이 많으니, 철학적이고 정신적 상담자의 역할로 길을 안내해야 한다. 인생의 도반으로서 가르침을 주되 친구처럼 어머니처럼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하는 슬기로움을 갖춰야 하는 1인다역의 노련함을 지녀야 하니 교직은 평생 道를 닦는 자리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