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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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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느새 가을이 성큼 왔어요"

그 무덥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출근길 보도블럭 경계석에 고추잠자리가 앉아 햇볕을 즐기고 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 앉는다. 혹시 추워서 죽었을까? 아니다. 날아서 가까이 있는 회양목에 앉는다.

가을이 깊어지니 잠자리의 활동력이 줄어들었다. 하늘을 떼지어 날며 위용을 과시하던 모습은 오간데 없다. 그저 햇볕 쬐는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한다.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도 몸을 내맡긴다.




아침 기상 시끄러운 말매미 울음소리에 인상을 쓰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말매미 울음소리의 강도가 약해졌다. 말매미 소리에 잠을 깨는 일이 없어졌다. 아파트 화단에 나가보니 수명을 다한 말매미가 떨어져 있다.

일월저수지가 보이는 우리 아파트.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 복장이 어느새 긴팔로 싹 바뀌었다. 기온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은행나무잎은 노랗게 물들고 벚나무잎도 분홍색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들고 일월공원으로 나간다. 산딸나무 열배가 붉게 물들어 아이들 막대사탕처럼 보인다. 직박구리 가족이 아침 식사를 나왔다. 열매를 따먹으며 배를 채운다.

일명 밭밭중학교인 우리 학교. 밤송이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한다. 추석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밤송이가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풍성해진다.




아파트 베란다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 고추열매가 붉다 못해 매달린 채 말라간다. 흰 꽃은 한 두 개가 피어 있을 뿐이다. 더 이상 연두색 아기고추를 맺지 않겠다는 뜻이다.

방울토마토는 이미 덩굴을 거두었다. 황금토마토 열매 수 십개가 장독대 뚜껑위에서 지난날의 여름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제 토마토 열매는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식용으로 변했다.

자취를 하고 있는 딸, 오랜 만에 집에 왔다. 아빠와 함께 특별히 생선구이 정식을 먹었다. 조기, 청어, 꽁치, 고등어 네 종류가 나온다. 특히 청어 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식성이 좋은 딸, 밥 한공기로 끝이다. 가을을 타는지 모르겠다.

가을이 왔다.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 없다. 지나간 여름을 그리워할 필요도 없다. 여름은 여름대로 즐기고 가을은 가을대로 계절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 조금 있으면 겨울이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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