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예체능 수업을 언제 합니까"
각급 학교 교과과정이 입시위주로 편성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체육교과의 일부로 수용된 무용교육의 경우 그 열악함이야 따로 말할 필요가 있을까 만은 7차 교육과정에서 고 2, 3년의 경우 예체능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밀려나면서 무용이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말았다.
실제 중·고교 교과과정에 무용시간이 단 한시간도 없으니 무용교사자격증 제도가 없는 건 당연한 결과다. 1963년 이화여대에 최초로 무용과가 개설된 후 40년을 맞았고, 51개 대학에 무용과가 있지만 매년 2000여명의 졸업생 가운데 체육교사자격증은 12개 대학에서만 발급할 뿐이다. 예술중·고교 무용교사조차도 체육교사자격증을 가지고 무용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용인들은 지난 40년간 정부를 향해 "체육교사가 아닌 무용교사 자격을 달라"고 외쳐왔지만 그 힘은 미약했다. 그러나 최근 그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1일 '무용교과목 독립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지난달 28일 세종문화회관 광장과 광화문 4거리에서 무용'무용교과 독립과
무용교사자격증 취득'을 위한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대학 교수와 중고교 무용교사, 직업무용단원 등 800여명의 무용인들이 모인 사상 최대의 범무용인 모임이었다.
무용교과독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조흥동 김화숙 서차영) 주최로 열린 결의대회에서 김화숙 대표는 "초중고교는 물론 예술학교에서도 무용교사가 아닌 체육교사 자격증으로 무용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는 이를 독립시켜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무용을 예술로 이해하고 교육하는 패러다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무용 뿐 아니라 연극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극교과목 개설 특별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사설 연극교사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연극교과목과 교사자격증 쟁취를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