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한다. 피교육자가 되면 교육 받는 것이 피곤하고 졸립다고. 교육 받는 자세가 엉망이 된다. 특히 원하는 교육이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교육 자체가 지루하며 짜증이 나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교육자도 피교육자 신분이 되면 교육이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김영일)이 지루한 교육을 재미있는 교육으로 확 바꾸었다. 피교육자의 따분한 신세를 즐겁게 바꾸어주었다. 고리타분한 청렴교육을 흥미진진한 교육으로 바꾸어주었다. 공직자 교육에 있어 새로운 변신이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7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클린 ACE’ 2013, 행복수원교육 실현을 위한 청렴교육을 가졌다. 대상은 관내 유‧초‧중‧고‧특수학교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및 현장학습‧운동부 담당자 등 1,000여명이었다. 오전에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오후엔 교감과 담당자가 교육을 받은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딱딱한 강의식, 지식전달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에 연극이 도입된 것. 교육장 말씀도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역사적 사실인 ‘깔레의 시민’을 소개하는데 노블리스 오블리즈의 상징이 무엇인지 학실히 알게 해 주었다.
‘배트맨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청렴연극은 코믹연극으로 공직자의 자세, 부당한 업무지시의 정의,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사용, 인사고과의 공정성 등을 내용으로 삼았다. 공무원 행동강령 배경 속에 공직자가 부패로부터 벗어나는 체험위주의 경험담을 통하여 청렴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스토리로 구성되었다.
이번 연극 공연은 그 동안 구태의연하게 실시해 오던 1인 강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 방식을 완전히 벗어났다. 현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내용을 소재로 하여 구성도 즐겁고 재미있어 참석한 교직원들의 호응을 받았다. 나아가 청렴교육에 대한 관내 학교의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며, 연극을 통해 청렴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관내 학교로부터 자발적으로 청렴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얼마 전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교육청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6개 부서의 과장이 부서별로 실천한 청렴사항을 보고를 한다. 그리고 외부의 직무감찰단이 강평을 하게 한다. 청렴 실천사항을 외부인이 평가하게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에 대한 상부관청으로서 고압적인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눈높이를 맞춘다‘는 말을 쓴다. 고객에 맞추는 것이다. 교육청은 학교에 맞추고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에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스스로 청렴하다고 아무리 외쳐도 외부에서 부정한 집단으로 평가하면 평가절하가 된다.
근래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연극과 청렴 중간 보고회의 두 가지 변신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한편으론 흐믓한 미소를 지어본다. 앞서가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수원교육지원청의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본 청렴연극,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