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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중학교에서 ‘가을 운동회’를 한다고?

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이다. 바람도 쾌청하다. 뉴스를 들으니 전국의 지자체 축제도 가을에 집중적으로 벌어진다고 한다. 그 숫자만도 2천개가 넘는다. 학교에서도 가을 축제가 있다. 해마다 하는 학교도 있지만 예산과 준비 관계로 격년제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육대회는 해마다 한다. 학사일정에 잡혀있는 소중한 교육적인 행사다.

밤밭에 자리 잡은 율전중학교, 오는 24일 가을운동회를 한다. 작년까지 명칭이 체육대회였는데 올해부터 이렇게 명칭이 바뀐 것이다. 홍보차 교문 현수막도 미리 내걸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명칭을 왜 바꾸었을까? 체육부장이 바뀌어서? 아니다.


담당부장으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 보았다. 첫째, ‘체육대회’라는 명칭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가족 공동체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활동하고 즐겨야 하는 행사임에도 이름 자체에서 전문 체육인의 대회(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 등)를 연상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명칭을 운동회로 바꾼 것이다.

둘째, ‘체육대회’라고 하면 그 행사의 주체가 체육과목으로 한정되는 좁은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체육교사들이 주인이 되고 타 교과나 다른 교사들은 객이 되는 느낌을 준다. 학교 행사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그러므로 이런 행사는 체육교과만의 행사가 아니다. 율전 교육가족(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모두가 주체이며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 된다는 필요에서 가을 운동회로 바꾸었다.

넷째,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행사에는 '체육대회'보다 '운동회'라는 명칭이 더 적합할 것으로 생각되어 변경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학생들에게는 추억을’ 남겨 주는 소중한 행사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운동회 종목도 많이 개선하였다. 작년 같은 경우, 축구 결승이 있었다. 이런 경우, 결승에 올라가는 반만 해당하지 나머지 반은 무료하기 그지 없다. 올해는 이런 것 다 뺐다. 체육대회의 경쟁과 이기심 보다는 함께하고 즐기는 운동회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을 넣었다.

구체적인 경기 종목을 살펴본다. 반 대표가 출전하는 경기로는 이어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단체줄넘기, 슬라이드 비행접시 5종이다. 반 전체가 참가하는 경기는 골든벨 줄넘기, 스피드줄다리기, 전략줄다리기, 8자 줄넘기, 줄다리기 5종이다. 또 홀수반은 청군이고 짝수반은 백군이다. 부상으로 주어지는 상품도 푸짐하다.


거기다가 특이하게도 ‘상쇄금지 스마트 상벌점제 바른 이해를 위한 O, X 퀴즈’도 있다. 체벌이 금지된 요즘의 학교현장, 학생을 제어하는 유일한 장치가 상벌점제다. 학생선도위원회도 있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것들은 상점과 벌점으로 통제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규정을 제대로 모른다. 규정을 알고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궁여지책으로 짜낸 것이 학생들에게 규정을 공부하게 하는 것. 그것을 게임식으로 테스트 하는 것이 O, X 퀴즈다. 재작년엔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퀴즈 맞추기  대회를 가진 적도 있다.

그러고 보니 율전중학교의 이번 가을 운동회,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교육공동체 단합도 꾀하고 반별 협동심도 기르고 학창시절 추억도 남겨 주고. 상벌점제도 미리 공부하게 하여 학교생활에 있어 질서도 지키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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