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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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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큰 꿈을 이루려면

지금은 시원한 바람이 좋은 때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가라앉은 마음이 다시 새 힘을 얻게 된다. 주말이 다가오면 선생님들은 에너지가 고갈된다. 만사가 귀찮아진다. 활기를 불어주는 동시 하나를 접했다.

김선영의 ‘희망 충전기’다. “깜박깜박 횡단보도에 초록불이 켜졌다./ 박스가 가득 실린 리어카를 할머니가 엉금엉금 끌고 가신다. 거북이 등껍질 같은 가방을 메고 여학생이 느릿느릿 걸어간다./ 힙겹게 기어가는 할머니 바퀴가 가방 끝에 매달리 지친 하루가 땅속으로 푹-꺼질 것만 같은데/ 횡단보도 초록불빛이 힘나는 충전기였으면 좋겠다. 할머니 마음에 여학생 마음에 가득 충전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처럼 지친 이가 두 분 나온다. 한 주인공은 할머니이고 또 한 주인공은 여학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너무나 지쳐 있다. 할머니는 체력이 고갈된 상태인데다 연세가 드시면 많은 지병으로 고생을 하신다. 그런데 먹고 살 일이 막막하여 집에 쉬지 못하고 박스를 모아 그것으로 용돈을 마련한다. 의식주 해결을 위해 피땀흘리는 할머니는 푸른 신호등이 와도 다른 사람들처럼 활기차게 걷지를 못하고 끙끙거리며 리어카를 끌어야 한다.

또 한 주인공은 학생이다. 너무나 가난하다. 가방이 브랜드도 아니고 일반 가방이라도 새 것도 아니다. 거북이 등껍질 같은 줄이 가있는 낡고 낡은 헌 가방을 메고 있다. 정말 가난한 집안의 아이이다. 다른 애들처럼 잘 먹지도 못한다. 형편이 어렵다. 그래도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러니 에너지가 고갈될 때로 고갈되었다. 이 학생이 푸른 신호등을 보고도 힘차게 걷지 못하고 느릿느릿 걸어간다.

이들에게는 힘이 필요하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충전기가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해야 하는 이가 있어야 한다. 이들을 보는 시인은 푸른 신호등이 희망 충전기가 되어주길 소망하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도 출퇴근을 하면서 푸른 신호등이 희망을 얻고 새 힘을 얻는 희망 충전기가 되면 좋겠다.

오늘 오후에는 도덕경의 64장을 접했다. “아름다운 큰 나무도 터럭만한 작은 싹에서 나온 것이고, 9층의 높은 대(臺)도 한 줌의 흙을 여러 번 겹쳐서 일으킨 것이며, 천리의 먼 길도 발 밑에서 시작한 것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우리의 속담이 떠오른다. 학생들이 꿈을 가지되 큰 꿈을 가지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큰 나무처럼, 9층의 높은 대(臺)처럼 말이다. 이런 큰 꿈이 절대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많은 세월을 참고 견디면서 이겨내어야 큰 꿈이 이루어진다.

큰 꿈을 이루려면 자신을 한탄하면 안 될 것 같다. 자존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나 자신을 보니 자신감이 먼저 떨어진다. 그러면 큰 꿈을 이룰 수 없다. 큰 나무를 이룬 것도 털만한 작은 싹에서 시작되었다. 9층의 높은 대(臺)도 한 줌의 흙에서 시작되었다. 천리의 먼 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자존감을 갖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또 큰 꿈을 이루려면 처음의 마음이 끝까지 가야 하겠다. 도덕경에 이어서 이런 말이 나온다. “백성들의 하는 일을 보면 항상 거의 완성하게 되었을 때에 실패한다.” 마지막 임계점이 중요하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마지막 1도 때문에 물이 끓지 않는다. 임계점을 잘 넘겨야 큰 나무가 될 수 있고 큰 대(臺)도 될 수 있다.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방심해도 안 되고 포기해도 안 된다. 시작과 끝이 한결 같아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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