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오후 2시에 대전시니어창업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대전문화산업진흥원에 문을 연 대전시니어창업센터에는 개인 사무실은 물론 컴퓨터 관련 사무기기뿐 아니라 매니저가 상주하며 창업을 지원해 준다. 이곳에 입주하면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시니어 창업자들과 정보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개소식에 참석한 대전시장·중소기업청장·창업진흥원장·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은 한결같이 “창업을 적극 지원해 줘야 한다”며 대박이 나길 축원했다. 좋은 아이템은 있으나 재정적 어려움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이들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많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나라인가. 그야말로 ‘대~한민국’이다.
나는 평생을 아이들과 생활해 왔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교실에서의 학습활동이 가장 보람있고 행복한 생활이었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양심에 부끄럼 없는 생활을 하려고 아침에 출근할 때는 늘 언행일치를 마음에 새기곤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에 대해 엄격하지 않으면 안 됐다.
교직생활 중 가장 보람있는 활동을 꼽으라면 아이들과 함께 수업연구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수업연구대회는 1년을 하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40대 중반부터 10여 년을 수업연구대회에 참여했다. 승진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였으나 ‘교사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년 내내 아이들의 기본생활질서와 다양한 학습훈련에 매진했다. 또 필자가 고안한 교구를 학습자료로 활용해 수업연구대회 연속 5회 1등급을 차지했고, 공개수업도 여러 번 하게 됐다.
내가 고안한 학습자료를 적용해 수업을 공개하면 신규 교사나 저경력 교사들과 교과부장들까지 관심을 갖고 참관하곤 했다. 학습조직이나 학습풍토도 다양한 놀이활동을 적용한 협동학습으로 서로가 상대방을 배려하며 함께 성취의 기쁨을 갖도록 하는데 정성을 쏟았다. 이러한 교구 중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한 것이 7건이나 된다. 학습자료나 교구 제작은 아이들과 학습활동하면서 불편한 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지도하는 교사라는 점에서 ‘교사가 교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창업맞춤형 사업에 지원해 내 아이템이 선정됐다. 오랜 동안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학습자료 개선을 위해 실용신안 등록을 했던 것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어려운 평가과정이었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용기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업맞춤형 사업은 나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제작 공정과 마케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발품을 팔아 업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호칭도 ‘선생님’에서 ‘대표님’이나 ‘사장님’으로 바뀐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흔히 창업은 죽을 각오가 아니면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60대 중반에 창업을 하려는 건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했던 고마움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즐겁고 신나는 학습교구를 제작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게 내 꿈이며 희망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는 일이 많지 않다. 아이들이 공부시간에 편리한 학습교구를 사용해 즐겁고 신나서 흥겨워 나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아이! 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