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말과 글은 대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북내초의 한 게시판 앞에서 네 개의 밥이 담긴 용기에 학생들이 칭찬의 글과 나쁜 글을 남기고 있었다. 한 TV프로그램에서 한글날 특집으로 실시한 ‘좋은 말, 나쁜 말’ 실험을 보고 더 발전시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좋은 말을 해 준 밥에는 곰팡이가 거의 안 생기는 반면, 매번 나쁜 말을 해 주던 밥에는 까맣고 더러운 곰팡이가 밥을 덮었던 것이다.
북내초는 더 나아가 네 개의 용기에 같은 양의 밥을 담고, 두 곳에는 좋은 말과 좋은 글, 나쁜 말과 나쁜 글을 쓰고, 또 다른 두 곳에는 좋은 말과 나쁜 글, 나쁜 말과 좋은 글을 함께 써서 그 변화를 예상하고 이유까지 써 보도록 문제를 냈던 것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예상을 쓰고 결과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하루하루 지켜보고 있다.

북내초등학교 복도에 마련된 혼, 창, 통의 세 게시판에는 매주 다양한 이야기가 게시되고 있다. 교육과정과 관련된 호기심 어린 실험과 소식을 다루는 혼, 꿈과 진로, 도전의 내용으로 생각을 묻는 창, 세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생각을 묻는 통 게시판에는 아이들의 생각을 적은 쪽지가 가득하다. 이는 김경순 교장의 교육철학인 ‘남과 다른 생각, 자신만의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고안된 재미있는 훈련의 한 방법이다.
아이들의 꿈이 과학자와 연예인으로 단순해져 버리고, 자신의 생각과 흥미는 생각지 않고 학부모의 희망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현실을 보고 김교장은 ‘꾸준한 꿈을 위한 도전이 있으려면 남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작년에 시작한 ‘나의 날’과 함께 생각의 힘을 기르는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나의 의미있는 날을 소개하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들려주는 ‘나의 날’ 게시판을 통해 북내 학생들은 자존감을 길러왔으며, 그 결과 2013 바른 인성 실천 연구대회에서 최우수의 영광을 안았다. 게시판의 힘을 확인한 김교장은 더 확대하고 세분화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 개의 게시판을 더 추가하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네 게시판에 자신의 생각을 적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기회를 계속하여 갖게 된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떳떳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린이가 될 것이다.” 라고 그는 힘있게 주장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의 글들을 모아 기발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한 학생에게는 상품을 주어 칭찬한다고 한다. 그리고 게시판에 붙은 학생 개개인의 의견들을 계속 누적하여 생각하는 힘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게시판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작은 실험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