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계룡산 줄기에 있는 동학사에 다녀왔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196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鷄龍山)은 충남 공주시와 논산시·대전광역시에 걸쳐 있고, 주봉인 천황봉(높이 845m)을 비롯한 능선의 모양이 닭볏을 쓴 용의 형상을 닮은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유명한 사찰 갑사와 동학사가 산자락에 있고, 풍수지리상 명산으로 손꼽혀 조선시대 이후 새로운 도읍지로 자주 물망에 올랐던 길지다.
동학사는 천황봉 북동쪽 골짜기인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 위치하고, 신라 성덕왕 23년(724) 상원조사가 암자를 짓고 수행하던 곳에 제자 회의화상이 쌍탑을 건립하며 창건한 마곡사의 말사다. 동학사의 소개 및 연혁에 의하면 신라의 유신으로 고려 태조 때 대승관 벼슬을 지낸 유차달이 망한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의 초혼제를 지내기 위해 동계사를 짓고 절을 확장한 뒤 사찰 이름이 청량사에서 지금의 동학사로 바뀌었다. 또는 절의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다거나, 고려의 충신이자 동방이학의 시조인 정몽주를 제사지내 동학사라 했다는 설도 있다.
옛 건물들은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고 현존하는 당우들은 대부분 후에 중건되었다. 현재는 비구니 사찰이고, 중요 문화재로는 삼성각(충남문화재자료 제57호)과 삼층석탑(충남문화재자료 제58호)이 있다. 입구의 상가지대를 지나면 계룡산탐방안내소, 일주문, 동학사불교문화원, 관음암, 미타암, 길상암, 범종루, 숙모전, 대웅전, 조사전, 설향단, 화경헌을 차례로 만난다.
범종루 지나 만나는 숙모전은 매월당 김시습의 충절과 애통함이 깃든 곳이다. 매월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썼으며 벼슬을 버리고 절개를 지킨 생육신의 한 분으로 시와 방랑생활로 일생을 보낸 문인이자 승려였다.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박탈당했다는 소식에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 매월당은 삼온각에 엎드려 혼백을 붙들고 통곡을 했다. 세조 2년 참수를 당한 사육신의 시신을 거두어 매장하고 다시 동학사로 돌아와 초혼각을 짓고 충정을 기렸다.
대웅전의 앞마당이 도로에 접하여 자연석을 쌓은 석축 위에 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삼층석탑 뒤편에 대웅전이 있다. 대웅전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전각 내외의 화려한 단청과 외벽의 팔상도가 건축물을 더 아름답게 한다. 대전에서 승용차로 30여분 거리의 동학사는 기와지붕 위로 계룡산의 능선이 바라보이고 계곡의 돌담길이 멋져 가을단풍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산행코스를 이용해 동학사와 갑사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