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의 첫 업무가 시작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각계각층이 새롭게 출발하는 힘찬 오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나라가 우선 잘 되어야 하겠다. 국방을 비롯하여 교육,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망해 본다.
특히 교육이 흔들리지 않고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서가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17개 시도의 교육정책 방향이 잘 수립되고 추진되어서 세계를 선도하는 교육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육현장에 몸을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교장의 자세이다. 중 학교 교장 1년, 고등학교 교장 4년 반을 했는데 지나간 날의 잘못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몇 자 적어본다.
교장의 자리는 참 중요하다. 자율성과 책무성이 동시에 주어진 막중한 자리다. 언제나 노는 듯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교장의 머릿속에는 학교의 경영에 대한 생각뿐이다. 어떻게 하면 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가 점점 희어져간다. 이런 노고는 어느 누구보다 교장의 경험의 있는 자만이 안다.
교장이 잘해야 학교가 바로 서고 선생님들에게 행복을 주고 학생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데 교장이 잘못해 학교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선생님에게 행복도 주지 못하고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면 결국 교장의 자리에 물러나면 후회하게 된다.
우리 교장선생님의 리더십에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토머스 길모어의 저서인 ‘리더십의 변화’에서 지도자가 빠지기 쉬운 세 가지 함정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행정실장님, 부장선생님 이하 여러 선생님과 교직원과의 관계이다. 교장과 교직원 간의 관계는 주종관계도 아니다. 상하관계도 아니다. 서로의 협력관계고 동반자적 관계다. 교장은 교직원들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면 안 된다. 교직원들이 알아서 일을 하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않으면 정말 문제가 된다. 교장선생님이 새 부임지에 가거나 새로운 선생님이 올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인데 그것이 바로 교장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다음 임지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다. 이것 때문에 교직원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선생님을 힘들게 만들고 만다.
이 함정에 빠지면 선생님을 불행하게 만든다. 고유의 업무인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생지도를 하지 못한다. 교장이 ‘나는 둔감하지 않다, 나는 능력이 있다, 나는 놀고 있는 듯해도 놀고 있지 않다, 나는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라도 하듯 신호를 보내면 교직원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더 이상 교육의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선생님들의 책상 앞에는 각종 결재할 서류들로 넘쳐나게 되고 컴퓨터 안에는 각종 정보자료들로 가득차게 된다. 이러면 선생님들은 독립성을 잃게 되고 자주성도 상실하게 되며 고유의 본질적인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뒤로 물러서게 된다.
선생님들은 이 서류를 만들어 결재를 받으려고 시간을 다 빼앗기고 선생님의 매력에 점점 잃게 되며 교직에 대한 기쁨도 상실하게 된다. 이 모든 원인 제공자가 바로 교장이다. 왜 수업 외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지, 왜 지나친 업무에 시달리게 하는지, 왜 간섭을 많이 하는지, 서류를 준비하고 결재를 내밀면 또 더 많은 업무를 부가시키는지, 왜 행정업무상 쓸데없는 일을 만드는지, 이러한 일들을 혹시 하고 있다면 새해에는 교장선생님들께서 변화된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