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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코끼리 만나는 황금산 산행

12월 30일, 청주힐링산악회에서 서산시 대산읍 황금산으로 송년 산행을 다녀왔다. 한국지명유래집에 의하면 황금산은 지리적으로 대산반도 북서쪽 끝에 위치하고, 깊은 바다와 접한 바위절벽에 금을 캐던 2개의 동굴이 있으며, 황금은 평범한 금이고 항금은 고귀한 금을 뜻한다는 선비들에 의해 옛날에는 항금산(亢金山)이라고 했다. 또한 육지와 완전히 연결되기 전에는 일부만 육지와 연결되어 섬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아침 7시 임광아파트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거쳐 서해로 향한다. 며칠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데다 안개가 잔뜩 낀 날씨라 일출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창밖 풍경은 가까운 거리만 구별된다.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를 거쳐 면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서해의 해돋이 명소 왜목마을과 대호방조제를 지나 10시 20분경 황금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황금산은 정상의 높이가 152m에 불과할 만큼 낮은 산이라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산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짐을 꾸린 후 횟집을 지나쳐 좌우에 서있는 ‘서산아라메길, 황금산 입구’ 장승과 황금산 등산안내도를 살펴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을 막 벗어나면 왼쪽의 산길에 산악회의 리본이 여러 개 걸려있다. 비교적 평탄하고 모처럼 아내와 함께하는 산행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거리도 가까워 가쁜 숨 몇 번 몰아쉬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 돌탑으로 만든 표석과 당집을 복원한 황금산사가 있다. 황금산사는 예로부터 산신령과 임경업 장군의 초상화를 모셔놓고 풍년과 안전을 기원했던 곳이다.


정상에서 나무계단을 0.27㎞ 내려가면 0.1㎞ 사이에 연달아 사거리를 만난다. 아래편 사거리에서 왼쪽의 돌길을 따라 0.25㎞ 바닷가로 내려서면 황금산을 서산9경 중 제7경으로 만든 몽돌해변과 코끼리바위를 만난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갈 때 물속에서 몽돌들이 서로 몸을 문지르는 소리가 감미롭다. 황금산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코끼리가 긴 코를 물속에 드리우고 바닷물을 마시는 코끼리 바위다. 절벽 틈새에 뿌리를 박고 자란 노송 등 해안의 절경도 일품이다.


코끼리바위를 구경하고 사거리로 올라왔다. 이정표에 있는 ‘←등산로(끝)’ 표시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화살표를 따라 앞쪽 산으로 올라가니 바닷가 방향에 위험지역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마침 날씨가 좋은 날이고 땅이 미끄럽지 않아 코끼리바위와 주변 바닷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굴금과 오륙도를 닮은 바위섬들이 만든 바닷가의 풍경도 멋지다.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0.27㎞ 내려가면 몽돌해변에 해식동굴(굴금) 등 새로운 풍경을 펼쳐 놨다. 바닷가로 가는 도중에 소망을 적은 쪽지를 걸어놓는 돌탑도 만난다. 황금산에 있는 2개의 해식동굴 굴금과 끝골은 옛날에 금을 캤던 굴로 알려져 있다.


굴금에서 올라와 위쪽 사거리에서 산길을 걸어 헬기장으로 갔다. 황금산의 등산로는 짧은 거리이지만 오가는 길이 겹쳐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끝골 방향으로 가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바닷가 풍경을 구경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12시 50분경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느 산악회든 산행에 참여하면 대우받는다. 오늘은 송년 산행이라고 점심도 무료로 준다. 현장에서 직접 끓인 떡라면을 맛있게 먹고 아내와 바닷가로 나갔다. 남쪽바닷가에서 바라보면 서산시 대산읍, 가로림만, 태안군 이원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물위에 떠있는 빈 배들이 쓸쓸한 풍경을 만든다.


오후 1시 50분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20분 거리의 삼길포항으로 간다. 바다 건너편으로 대호방조제와 도비도농어촌휴양단지리조텔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구 주변의 풍경을 돌아보고 선착장 아래편의 좌우로 죽 늘어선 배에서 직접 회를 떠주는 선상횟집으로 갔다. 주인아줌마가 마음씨 좋게 생긴 새마을호에 오른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덕분에 싼값에 싱싱한 놀래미회를 실컷 먹었다.

조형물을 카메라에 담는데 부둣가에서 대나무를 쌓아 달집을 만들고 있다. 12월 2일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와 고향마을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며 즐거워하던 때를 떠올렸다.


3시 10분 삼길포항을 출발해 대호방조제 끝에 있는 한국동서발전의 당진전력문화홍보관으로 갔다. 이곳은 전기의 발전원리를 소개하고 다양한 에너지체험 및 놀이를 통해 전기를 이해하는 열린 공간이다. 사전 예약하면 입구에서 방문을 환영한다.


차를 타고 뒤편의 전망대 석문각으로 갔다. 표석의 내용에 의하면 이곳은 조선시대의 거문근으로 정월의 영롱한 일출을 맞이하여 복을 빌던 곳이나 1972년부터 군부대가 주둔해 있던 것을 당진화력이 건설되며 원상 복구하였다. 석문각은 팔각정자로 현판문은 국무총리를 지낸 김종필씨의 휘호다.

석문각에 오르면 중육도, 육도, 풍도, 난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다. 뒤편 왜목마을 방향의 당진화력발전소에서는 높은 굴뚝이 하늘로 수증기를 내뿜는다. 5시 20분경 붉은 노을을 만들며 일몰이 시작되자 “와!” 탄성이 터진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불사르고 사라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지를 배운다.


집으로 가는 길에 어둠으로 물든 왜목마을에 들렀다. 새해 전후로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이지만 아직은 오가는 사람이 적다. 조명을 밝힌 오작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차에 올랐다. 5시 50분 왜목마을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왔던 대로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에 들르며 7시 40분경 청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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