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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신학기의 자세 (3)

비온 뒤의 하늘은 너무 깨끗하다. 공기도 더 맑다. 하지만 찬바람은 계속 된다. 이럴 때 감기 걸리기 쉽다. 건강을 잘 지키면서 2015학년도를 잘 맞이해야 하겠다.

선생님들은 엄청 바쁘다. 피곤하다. 힘들다. 하지만 이 고비를 잘 넘기고 나면 쉽다. 출발이 참 중요하다. 아무리 피곤해도 잘 참고 이겨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피곤하다 해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이 더 힘들어진다. 그 날 그 날의 일을 그날에 마쳐야 피로가 덜 쌓인다. 초기에 무슨 이리 일이 많나, 하면서 불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지상에서는 할 일이 많다,고 베토벤은 말했다. 특히 3월에는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서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해야 하겠다.

신학기 초에는 한 선생님도 협조가 되지 않으면 큰 걸작을 만들어낼 수 없다. 전 선생님들의 균형잡힌 행동이 순조로운 출발을 가져올 수 있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을 대함에 있어 변함이 없어야 함이 선생님들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보기 싫은 학생, 상대하기 싫은 학생, 부담스러운 학생, 괴롭히는 학생 등 그 어떤 형태의 학생들을 만나도 이들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초기에 너무 의욕적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교육의 열정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보다 더 앞서야 할 것이 가정이다. 가정을 소홀히 하면서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정이 먼저다. 가정이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서야 학교일에도 전념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는 허전함이 자리잡게 되고 늘 쓸쓸함이 남게 된다. 행복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 다음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학교다. 이 사실을 늘 기억하고 가정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함이 좋을 것 같다.

선생님은 신학기초에 여러 모임이 많아질 수 있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할 것이 몸가짐이다. 술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말과 언행에 조심을 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 많다.

미세한 먼지 찾아내듯이 미세한 선생님의 잘못마저 찾아내면서 선생님을 힘들게 한다. 그러면 마음고생이 너무 심하게 된다. 그러니 늘 학교 밖에서 몸과 마음을 잘 다듬어야 하겠다.

요즘 학교마다 인성교육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나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이 본을 받기에 자신의 언행에 늘 조심해야 하겠다.

열 마디의 말보다 하나의 작은 행동으로 학생들은 변화되고 새롭게 된다. 선생님은 언제나 본보기 대상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를 닮아간다. 그러기에 초기에 선생님의 좋은 언행으로 학생들이 새롭게 변화하는 학교생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초기에 너무 바쁘다 보면 중심을 잃을 수가 있다. 중심을 잃어서는 안 되고 늘 중심을 잘 잡아야 하며 아무리 바빠도 조급하면 안 된다. 느긋함이 요구된다. 그러면서 평상심에다 평온함을 유지해야 오래 갈 수 있다.

신학기초에 어수선해도 빨리 안정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하겠다. 거친 바람, 빠른 바람이 불어도 느긋함을 잃지 않도록 함이 중요하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윗사람을 의식하고 동료선생님을 의식하면서 학교생활을 하면 피곤이 더 겹친다.

봄을 막는 꽃샘추위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곳곳에서 꽃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이 날을 기다리면서 힘내고 또 힘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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