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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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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리산 수암봉에서 야생화 찾기

요즘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친 시 두 편이 있다. 학생들이 시를 어렵다고 여기기에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낭송해 준다. 시가 짧아서인지 금방 가슴에 와서 닿는다. 학생들에게 시를 가까이 하게 하는 한 벙법이다. 인터넷 검색하여 시인의 모습까지 보여 주면 시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내려 갈 때 보았네/올라 갈 때 못 본//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

얼마 전 성급하게 야생화를 찾아 나셨다. 성급하다고 한 이유는 너무 일찍 찾았다는 뜻이다. 야생화 개화기에 맞추어야 하는데 성급히 야생화를 찾아 나선 것이다. 야생화는 아무 때나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기온을 비롯해 여러 조건이 맞아야 꽃을 피운다. 그것을 알아야 야생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아내와 함께 수원 인근의 안산시를 찾았다. 안산에는 수리산 수암봉이 있다. 해마다 이 곳에서 야생화를 찾는데 어느새 정이 들었다. 늘 있던 곳에 그 야생화가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안부를 묻는 것이 카메라를 들고 야생화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와지면서 안정된다.

휴일이면 산을 찾는 인구가 많다. 대부분이 등산을 주목적으로 한다. 야생화 매니아들이 점차 늘고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등산객과 매니아의 차이점은 걷는 속도이다. 등산객은 걸음걸이가 빠르고 야생화를 탐사하는 분들은 속도가 느리다. 야생화를 찾기 위헤서다. 배낭을 메고 손에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었다.

수암봉 초입에서 제비꽃을 찾아 보았다. 대개 양지 바른 곳에 보랏빛으로 피어나 등산객을 반겨 주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노오란 양지꽃도 길가 양편에서 보여야 정상인데 보이지 않는다. 봄바람이 불긴하지만 아직 기온이 차갑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비꽃과 양지꽃은 개화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오른쪽 계곡으로 접어들었다. 가뭄이 심해서 일까? 계곡물이 보이지 않는다. 물줄기가 마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야생화 성장에 지장을 준다. 괭이눈이라는 야생화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 봄 계곡물의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피어난다. 괭이눈이 보이지 않으니 아쉽기만 하다.

그렇다고 오늘 야생화 탐사가 허탕일까? 아니다. 부부 한 쌍이 카메라를 들고 야생화 촬영을 한다. 저 분들을 뒤따라 가면 야생화 작품 하나쯤 건질 수 있다. 그들은 바로 노루귀를 촬영하고 있었다. 꽃봉오리가 반 쯤 벌어졌다. 만개하려면 몇 일 더 기다려야 한다. 야생화 매니아들은 햇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등 여러가지 조건에서 작품 기록을 남긴다. 

약수터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 우리가 늘 오르던 길 말고 오른쪽에 새로운 계단이 생겼다. 일종의 나무데크다. 한 편으로 걱정도 된다. 야생화 자생지를 계단이 차지한 것이다. 기존의 등산로에다 데크를 설치했으면 야생화 군락지는 보호가 되었을 터인데 아쉬움이 크다. 여기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정상 가까이 가면 야생화는 보이지 않는다. 수암봉 야생화는 산 아래와 중턱 아래에 있다. 1석2조라는 말이 있다. 노루귀 작품 몇 장 촬영하고 수암봉 정상을 향한다. 여기는 3월 20일 이후에 와야 야생화를 만끽할 수 있다. 괭이눈, 현호색, 양지꽃, 괴불주머니, 애기똥풀꽃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이다. 3월 하순, 야생화와의 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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