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소식을 듣고
서수원 지역이 점점 살기 좋아진다. 그 동안 서수원 지역이 시 행정에서 소외 받아 온 느낌이 있으나 근래는 그렇지 않다. 가까이 있는 일월공원만 해도 그렇다. 야외공연장, 족구장, 게이트볼장을 비롯해 조금 있으면 일월도서관이 개장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 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공사 현수막이 나붙었다. 지난 금요일 보도블럭을 걷어 내더니 오늘은 포크레인이 땅파기 공사를 하고 덤프트럭이 흙을 실어 나른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올 여름에는 덕분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게 되려나?
기자의 습성은 버릴 수 없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들러보았다. 공사 시행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공사명은 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공사, 공사 위치는 권선구 구운동 56-1. 공사 개요는 물놀이 조합놀이대 1조와 투수블럭 포장외 1조 등이다. 공사기간은 4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다.
그러니까 서수원 지역 일대의 주민들은 6월 중순부터 이 곳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식히고 문화공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물놀이를 직접 즐기진 못해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물놀이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서수원 지역에 새로운 문화복지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주민들 반응은 어떨까? 당연히 환영 일색일 줄 알았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주민 한 분은 물놀이 시설에 따른 소음을 걱정한다. 시설물 작동에 따른 소음과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를 우려한 것이다. 혹시 소음 때문에 아파트 값 하락을 걱정한 것은 아닌지? 또 아이들은 다 키우신 분은 아닌지?
환영하는 주민도 있다. 물놀이 시설을 가동해 보았자 여름 한 철이라는 것. 그것도 하루 종일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30분 쉬고 30분 가동하면 소음 걱정은 괜한 걱정이라는 것. 그리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를 소음으로 생각하지 말고 ‘생명의 소리’로 생각하면 생활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고 한다.
우리의 사회 현상 중에 님비현상과 핌피현상이 있다. 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는 말의 약어이다. 지역이기주의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시설, 쓰레기 소각장, 하수 처리장, 화장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의 공공시설물을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핌피현상이란 ‘우리 지역에 세워 주세요’라는 뜻으로 자기 지역에 이익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을 말한다. 핌피(PIMPY)란 'Please In My Front Yard'라는 문장을 줄여서 만든 용어이다.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해당 지역에 여러 가지 시설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공원의 물놀이 시설은 꺼려야 할 혐오시설일까 유치해야 할 문화시설일까? 후자가 맞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혹시 그 시설을 유치하면 내 생활에 불편함은 없을까? 정신적 물질적으로 찾아오는 폐해는 없을까? 개인적으로는 싫어도 우리 고장이 잘 살게 된다면 개인적 이익을 버려야 옳다. 그게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다.
다만 시설을 운영하는 담당부서에서도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한다. 공사장 가까이에는 일월도서관이 있다. 길건너에는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주민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소음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소음 자체가 민폐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용되는 용수의 철저한 수질 관리와 수경시설의 안전 관리도 필요하다. 이 지역에는 초교 3개교, 중학교 2개교, 고교 1개교가 있어 학생들의 시설 이용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