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도서관, 북 콘서트 어쿠스틱 베케이션 관람기
스마트 폰에 문자가 왔다. 우리 아파트 인근에 있는 일월도서관에서 보낸 것이다. 북 콘서트 어쿠스틱 베케이션, 오늘 저녁 7시 30분 시작이라고 알려 준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 내 전화번호가 언제 도서관에 알려졌지? 혹시 아파트 주민이라서? 학교 선생님이라서? 국어 선생님이라서? 그 이유는 집에 와서 아내로부터 알게 되었다.
지금은 정보사회다. 정보가 시대를 이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무슨 날일까? 바로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일반 국민들이 보다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정한 날이다. 이 날 유용한 정보를 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본인이 원하는 문화를 쉽게 접하면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 ‘문화가 있는 날’은 작년 1월부터 시행되었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유용하게 활용한다. 영화관람, 공연관람, 문화재 관람. 스포츠 관람, 전시관람 등에서 무료로 하여 주거나 할인하여 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영화관람의 경우, 저녁 5시부터 9시까지 관람료를 9천원에서 5천으로 할인하여 준다.
저녁에 귀가하여 저녁을 먹고 아내와 같이 일월도서관 북 콘서트를 찾았다. 아내는 일월도서관 회원이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부부가 참석하려고 북 콘서트를 신청한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다. 일월도서관이 우리 아파트 가까이 있지만 실제 이용한 횟수는 많지 않다. 아마도 직장 생활에 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하 1층 입구에서 출석 체크를 하고 강당에 들어가니 벌써 사람들로 꽉 차 있다. 뒷좌석 몇 개만 남아 았다. 서수원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의식 구조가 이렇게 앞서 있단 말인가? 참가한 사람들을 보니 어린이가 반 정도이고 가족 단위다. 모 학교 부부 교장과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북 콘서트 어쿠스틱 베케이션! 느낌이 새롭다. 그러나 북 콘서트는 익숙한 말인데 어쿠스틱 베케이션은 낯설다. 베게이션은 방학이란 뜻이고 어쿠스틱은? 맞다. 어쿠스틱 기타가 있다. 익숙하지 않거나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면 그 용어를 익혀야 한다. 찾아보니 어쿠스틱은 ‘청각의’ ‘음향조절의’라는 뜻. 알고 보니 어쿠스틱 베케이션은 ‘예술을 통한 안식’이라고 한다.
이번 북 콘서트 진행을 살펴본다. 음악 공연을 하면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공연팀은 서율(書律)이다. 주제는 ‘사랑과 여행’이다. 책에 대한 내용 이야기와 음악 공연이 번갈아 가면서 이루어지는데 시(詩)가 바로 노래로 표현이 된다. 다만 오늘 듣는 노래가 처음이다. 서율의 창작곡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시에는 운율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오늘 첫 번째 책 이야기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책 제목은 많이 들었어도 줄거리를 이야기 하라면 멈칫하게 된다. 읽었어도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진행자는 책 첫머리를 스크린에 PPT로 올리고 소개하고 줄거리도 소개한다. 그 책을 읽지 못했어도 그 내용이 주는 가르침을 공유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첫문장이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의 남자는 아내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남자와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둘째 이야기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마’. 진행자는 여기에서 책 속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오늘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하여야 함을 강조한다. 셋째 이야기는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여기서 작가는 우리 인생은 마라톤임을 이야기 하고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한 번 졌다고 기죽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런 것들이 바로 책에서 얻는 인생교훈이다.
북 콘서트 후기다. ‘어쿠스틱 베케이션’이라는 타이틀을 우리가 다가갈 수 있게 친근한 우리말로 바꾸는 것은 어떤가? 다음엔 독자에 대한 배려다. 눈높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참석자의 50%가 초등학생인데 그들이 즐겁게 동참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공연 음악도 가사와 선율이 모두 신선하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시(詩)에 붙여진 음악이 몇 곡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큰 것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국민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활발하다.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가까이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일월도서관은 수원에서 16번째 지자체 도서관이다. 도서관과 함께하는 문화를 즐기는 것이 선진 문화시민이다. 오늘 본 일월도서관 북 콘서트는 신선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