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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대학생 아들이 부모에게 자동차를 빌려달라면?

이제 성인이 된 대학생 아들(23)이 친구들과 동해안을 놀러 간다면 부모의 자가용을 1박2일간 빌려달라고 한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딱 두 가지 중의 하나다. 허락과 불허. 물론 아들은 자동차운전면허증이 있다. 함께 가는 아들의 친구들도 운전면허 소지자다.

우선 아들의 상태를 분석해 본다. 군대 다녀온 대학생 아들, 겨울방학 후 집에 있기가 아마도 따분한가 보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동해안 여행 계획을 세운 것이다. 친구들과의 여행으로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고 그 동안 쌓인 학업 스트레스도 풀고. 물론 여행 자체가 주는 이로움은 많다.

아들은 운전면허증은 있지만 자가용을 운전한 적이 없다. 운전 경험이 전혀 없다. 그러나 친구들은 몇 년간 운전 경험이 있어 빌려준 자가용은 경험이 많은 친구가 운전한다는 것이다. 교통사고에 대비해 자동차 1일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고 부모를 안심시킨다. 그래서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우리 부부의 반응은 달랐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는 자가용을 빌려주자는 것이다. 자식을 믿고 빌려주어 친구들과의 동해안 여행을 도와주자는 것이다. 보험에도 가입하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가 되니 괜찮다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난다는 보장도 없으니 자식의 요구를 들어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교통사고가 난다는 보장이 없듯이 안 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사고가 언제 예고를 하는가? 간단한 자동차 접촉사고라면 모르되 인명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젊은 혈기에 음주운전이라도 한다면? 우리집 자식 뿐 아니라 남의 집 귀한 자식의 생명을 어찌할 것인가? 그 원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부부가 20년 넘게 생활을 했고 함께 교직에 머물고 있지만 이렇게 사고방식이 다른 것이다. 성장사가 다르고 성장 배경이 다르니 가치관이 다른 것은 분명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것이 정상이다. 다행히 이런 일을 혼자 결정하지 않고 부부가 의논하여 가정 일을 처리하니 고마운 것이다.

부모의 결정을 알게 된 아들. 다시 친구들과 여행 계획 의논을 한다. 동해안으로 렌터카를 이용해 강행하려 하니 차량비용과 기름비용이 부담이 되었나 보다. 친구들은 가까운 서해안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동해안이나 서해안이나 바다구경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여행 비용도 절감되는 좋은 제안이다.

필자는 아들에게 대안도 제시한다. 구태어 자가용을 이용하지 말고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행을 떠나라고. 또 친구들과 송년모임을 즐기는 방법으로 저렴한 뷔페식당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아들의 대답이 걸작이다. 그것은 아빠 세대에나 맞는 것이라고.

아들의 친구들은 어떻게 결론을 내렸을까? 여행 계획 자체가 취소되었다. 동해안으로 가자니 각자 부담하는 비용이 부담이 되었다. 가까운 서해안으로 가는 것은 아마도 아들이 반대하였을 것이다. 여행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런 상황을 보니 우리 아들은 부부맞벌이이기에 돈 걱정 안 하고 자란 자식처럼 보인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갈등의 연속이다. 이번 일에서 보듯 친구와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부부와의 갈등, 자신과의 갈등, 계획과의 갈등, 돈과의 갈등 등.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받아들인다. 갈등 뿐 아니라 결정의 연속이기도 하다. 이번 우리 가정의 결정,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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