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영하 10도가 넘었다. 추위는 멈출 줄 모른다. 몸도 마음도 얼게 만든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도 너무나 힘들다. 그렇다고 추위에 질 수는 없다. 우리보다 더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우리 추위는 추위도 아니다.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 한 겹, 두 겹 더 입고, 적당한 운동으로 추위를 잘 견뎌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 아침에 한국교육신문에서 “1월 졸업식 확산…고민하는 학교들”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경기도는 작년 26교에서 올해 102개의 졸업식이나 종업식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현장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2월의 수업 파행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볼 때 아주 좋은 현상이라 여겨진다. 12월 기말고사 이후 2월 말까지 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이 아까운 시간에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씨름하다 시간을 다 보낸다. 중이든 고든 졸업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나올 리가 없다.
학교에 와도 수업이 전혀 안 된다. 삼삼오오 앉아서 이야기하고 논다. TV를 보게 하거나 자유시간을 준다. 교장의 입장에서, 학부모님의 입장에서,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2월까지 학생들을 학교에 붙들어놓는 것은 시간낭비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학생들 나름대로 시간계획을 세워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그리고 문화활동 등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자기 스스로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학사일정을 조정해서 과감하게 졸업식이나 종업식을 일찍 하는 학교의 장이나 선생님은 창의적인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벗길 수 없는 껍질을 벗긴 셈이다. 새로운 학사일정의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할 수 있다.
물론 우려되는 바도 있다. 선생님들은 짧은 시간에 생기부를 작성해야 한다. 시간이 모자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선생님들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선생님들이 조금만 마음만 먹으면 밤을 새서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우려하는 바도 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학교의 틀 안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고 본다. 학생들의 인성지도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 다음은 학교, 그 다음은 사회다. 이제 사회에서도 학생들의 일탈행동에 대한 책임의 한 몫을 같이 해야 한다.
이런저런 걱정을 하면서 2월 한 달의 공백기를 그대로 낭비한다면 이는 정말 아까운 시간들이 되고 만다. 1월의 졸업식이나 종업식을 대환영한다. 이에 대한 문제점만 조금씩 보완해 나가면 된다. 이제 경기도,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1월 졸업식과 종업식을 할 수 있도록 학사일정을 미리 조정하고 계획해보는 것은 선진교육을 위한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