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12개인 학기당 과목 수를 줄여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이종승)이 개원 5주년을 맞아 개최한 '교육과정 및 교육평가 개선을 통한 학교교육 내실화' 학술대회에서 김재복 경인교대 총장은 교육과정 개선을 통한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총장은 "학교 교육 내실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분야의 하나가 효율성과 효과성"이라며 "필수 과목 수를 줄여야 함은 물론, 기본이 아닌 내용은 과감하게 삭제하고,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도 절대적인 것이 아닌 하나의 자료인 만큼 재조정할 수 있다는 관점이 널리 확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요즘 우리 교육은 정치·경제 논리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교직 사회가 겪고 있는 집단간 정치적 갈등 역시 학교교육 내실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정 개선도 교사들의 참여를 전제로 내실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교수·학습개선을 통한 학교 교육의 내실화'를 주제 발표한 조난심 학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본부장은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이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다양한 장학자료 개발, 대학원 진학 등 자기 연찬 활동 지원, 교과교육연구회 활동을 하는 교사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요구했다.
조 본부장은 또 "교실 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은 이미 구축되어 있다"면서 "교육부, 시도 교육청, 지역교육청, 단위학교, 정부출연연구소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교수·학습 관련 기능 및 활동들을 재구조화, 재활성화시켜 교실 수업을 위한 지원 체제를 정비하기만 해도 학교교육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도순 고려대 교수는 '교육평가 방법 개선을 통한 학교 교육의 내실화'는 "근본적으로 대학입학전형의 자율화를 통해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적성시험'과 '학력고사'의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대학 학업에 관한 일반적 적성시험과 교과별 학력고사로 구분해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경우도 학생들의 글에 의한 조직력과 표현력을 직접 평가할 기회가 없다는
문제점이 대두되어 SAT와 ACT에 주관식 문항 출제 여부를 연구하고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주관식 문항을 과감히 출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에 나선 허경철 한국교육과정연구원 교육과정연구본부장은 "우리는 그 동안 정책의 강압적 실천이 수많은 낭비와 고통, 발전의 가능성을 소진시키고 교육 수준을 오히려 후퇴시킨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며 "개선 방안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정부기관은 책무성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