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전인 가을을 알리는 10월 첫날이다. 거기에다 연휴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그야말로 두 날개를 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마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오늘 아침에 “성과급 전면 개선 50만 교원 서명 돌입”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교총, 10대 청원과제 제시 "전국 교원 뜻 모아 반드시 관철" 25일까지 홈피·모바일로 진행…국회·정부 등에 입법 청원키로했다는 내용이다.
10대 청원과제로는 △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등 전면개선 △교장(감)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법제화 △교직·담임·보직교사 등 수당 현실화 △비교과교사 수당 신설·현실화 등 처우 개선 △농사용 수준으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농산어촌 학생 교육권 보호를 위한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특수학교(급) CCTV 설치법 철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 변경 및 단설유치원 확대 △교감 명칭 부교장으로 변경 및 지위·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10대 과제제시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총이 교원성과상여금 전면 개선, 교권 침해 처벌 강화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50만 교원 청원(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각종 실험·성과주의 정책으로 궤도 이탈한 교육 본질과 교권 회복을 위해 전국 교원들의 뜻을 모으겠다는 취지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진다. 교권보호를 위한 노력이 정치권을 비롯해 국민 모두가 공감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교권이 무너지면 학생들의 가르침이 겉돌게 된다. 선생님에게 교권을 회복해 달라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위함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바른 길로 인도하며 장차 힘있고 정직한 미래의 지도자를 세우기 위함이다. 선생님의 말씀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생이 생기면 교육은 끝나고 만다. 이는 특히 학부모님들께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교육은 방향이다. 교육정책도 방향이다. 방향이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속도를 내어도 결국은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방향이 틀리고 궤도를 이탈하면 사고가 나고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것을 왜 정책입안해서 추진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사기진작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사기를 저하시킨다. 예를 들면 성과금이 그렇다. 성과금의 차별화다. 명확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잣대를 가지면 문제가 다르다. 가르침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적인 잣대를 가지고 평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전혀 불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교감 명칭을 부교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몇 년 전 중국 광저우 월수외국어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학교는 교감을 부교장으로 불렀다. 교감선생님의 격을 높여주면 본인의 사기도 진작되고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도 교감선생님을 우대하고 존경하게 된다.
이런 것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제도인데 왜 머뭇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교육의 전통을 이어오는 교총에서 과제를 제시한 것을 관계자들은 예사로이 넘기지 말고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