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인천·부산·광양 등 경제특구 안에 외국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는 특별법안 제정은 1차 공청회가 범국민교육연대 등의 반대에 부딪쳐 토론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무산되는 등 반대 여론이 높은 쟁점 법안이다. 교육부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는 이런 교육계의 분위기를 여실히 증명하는 자리였다.
'초·중·고교 설립은 절대 안 된다'에서 '내국인 입학 쿼터제 없이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특구에 들어올 외국학교는 본국의 본교에 비해 교육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은 대체로 일치했다.
먼저 이명균 한국교총 선임연구원, 김민호 제주대 교수, 한숭희 서울대 교수 등은 초·중·고교 설립에 반대했다. 특히 이 선임연구원은 "내국인 입학 자체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국인 학생 입학 허용은 전면적인 교육개방과 다를 바 없다"며 "현재 국내교육여건으로 볼 때 이는 오히려 교육 역차별과 사회적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또 결산잉여금의 송금 허용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결산잉여금의 다른 회계로의 전출허용은 과도한 특혜로 이어져 교육의 상업주의를 초래할 소지가 있다"며 "교육은 경제나 외교적 이해관계의 부속물도, 교역의 대상도 아니므로 이 조항은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외국학교의 브랜드만 들어오는 셈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높을 리 없고 더욱이 교육개방이 우리 나라 공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란 판단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문자생산방식(OEM)의 졸업장'을 남발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도 "대학의 경우에도 특별법 제정 취지처럼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들어올 리 없으며 오히려 지방대의 신입생을 빼앗는 구실밖에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문창용 재정경제부 기술정보과장은 "내국인 입학쿼터 등의 제한을 둬서는 안되며 외국 교육기관은 결산 잉여금을 본국에 송금하는 것을 넘어 학교 지분을 시장에서 팔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리법인에도 학교 설립을 허용하고 대학 본교도 설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시장개방을 요구했다. 전풍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사장도 "국제화된 인력 양성을 위해 특구 안의 학교는 시장논리에 의해 움직이도록 하고 외국인 운영자에게 가능한 많은 자율권을 주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