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갈등 문제가 매우 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유는 많겠지만 교단 갈등이 다른 노사문제처럼 임금이나 복지 문제가 아닌 교육적 신념이나 가치 문제로 인한 갈등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다.
골 깊은 교단갈등을 해소하고 교직문화를 활성화하는 방안은 없는 걸까. 기독교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 주관으로 최근 열린 '현장교사가 바꾸는 교직문화' 토론회에서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공동상임총무는 교직단체의 협력을 통해 교단갈등을 해결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정 상임총무의 제안을 요약한다.
연대의식 갖고 문제 해결 필요= 교원 단체는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계 위에 터를 잡고 있으며 교육계를 이끌 책임을 안고 있다. 국민들은 교원단체의 갈등과 싸움을 보며, 옳고 그름에 앞서 교직사회를 싸잡아 비난한다. 그러므로 이제 교원단체는 교육계의 제반 문제를 풀어갈
때, 교사 집단으로서의 공통된 정체성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이 가치를 중시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결정해야한다. 교총과 전교조가 서로 대립각만 세워갈 때 결국 그 피해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각 교원 단체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공동 실천 운동 통해 신뢰 제고= 연대의식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것은 '교원단체가 함께 하는 교육 실천 운동'이다. 교원 단체가 연합, 이 일을 추진하면 교직 사회 전체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교원단체 공동선언, 교사 실천 선언 등을 통해 교원 단체들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도 협력해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
교사 집단 전체가 움직이는 실천운동은 아주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큰 변화로 보일 수 있으며, 교원 단체가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교사 이기주의로 오해받지 않고 국민 신뢰 속에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갈등의 이슈별 접근 필요= 교단 갈등은 이슈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알 맞는 대응이 요구된다. 학교 내 불의한 관행이나 금전적 비리,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등의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학교의 세밀한 문제까지 다 관여할 수 없으므로 우선적으로 학교의 의사 결정 구조를 투명하고 상호 견제가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야할 것이다.
교사들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교사 집단 전체의 이익이 교육의 이익과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자기 성찰이 요구된다. 교육적 신념과 가치관 갈등 문제는 교단 갈등 중에서도 제일 어렵고 힘든 부분이다.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립적인 교육시민단체 역할 필요= 교단 갈등의 내부 해결이 어려운 경우는 교육시민단체들의 중재와 판단이 중요하다. 시민단체는 정부와 자본을 견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직능단체의 직업 이기주의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현 교육시민단체는 교원 단체 의존도가 크고, 단체들의 입장에 지나치게 민감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