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가 사공에게 물었다.“철학을 아십니까?”사공이 대답했다.“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철학자가 말했다.“그렇다면 인생의 3분의 1을 잃어버린 겁니다. 문학은 좀 아십니까?”사공이 대답했다.“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철학자는 일갈했다.“그렇다면 인생의 3분의 2를 잃어버린
겁니다.”바로 그 순간 배가 바위에 부딪혀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공이 물었다.“헤엄칠 줄 압니까?”철학자가 대답했다.“아니요.”사공이 말했다.“그렇다면 당신은 목숨을 잃어버린 겁니다.” -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헤엄칠 줄 알거나, 아니면 물에 빠져 죽거나 둘 중의 하나만이 문제가 된다.
*이론은 '진행형' 교실에 별 도움 안돼
실제 부딪치는 상황별 대처방법 담아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하는 교사들은 '열정'으로 충만하다. 그러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교사들은 하루에도 열두 번 '열정과 냉정 사이'를 오가게 된다. "이제 환상은 증발하고, 사랑은 가 버렸어요. 교직은 직업이 아니라, 생명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과정, 날마다 생명을 거둬 가는 과정이에요."라고 외치게 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아이들은 교사의 반응에 따라 순응이나 반항 쪽으로 갈라지기도 하고, 만족이나 불만 쪽으로 기울기도 하며, 품행을 수정하기도 하고 복수를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사의 반응은 아이의 행동과 성격에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바로 영향을 끼치며, 이에 따라 가르침과 배움도 가능과 불가능으로 나뉘어진다.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를 이론적으로 모르는 교사는 없다. 그러나 불행한 일은 생각만으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배움이라는 현재진행형 상황에서 이론은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교실이라는 위기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도서관에 있는 갖가지 책들은 도움이 되지 못하며, 수많은 강의와 강좌들도 별 쓸모가 없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기술'일 뿐이다. '가르침에는 인격도 필요하지만,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 주장은 '교사와 학생 사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주요 논지다.
이 책은 교사들이 매일 교실에서 부딪치는 상황들을 인격적으로 처리하고, 심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A 교사 : 아무리 봐도, 네 몸가짐과 옷차림을 좀더 단정하게 하는 게 좋겠어.
B 교사 : 넌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옷차림은 단정치 못하고, 머리는 지저분해. 머릿속도 엉망일 거야. 무슨 문제가 있는 거냐? 차림새를 말끔하게 하지 않으면, 교실 밖으로 쫓아낼 거야? - 아이에게 모욕을 주지 않고 교사의 분노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A 교사 : 시끄러워서 기분이 나쁜데. B 교사 : 그만 떠들어.
A 교사 : 60쪽이 공부할 곳이야. B 교사 : 수학 책 꺼내서, 60쪽을 펴. - 명령을 하지 않는 것도 아이들의 저항을 줄이는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다. 존중해 주고, 자존심을 지켜 주면 아이들의 반발심도 수그러든다.
1. 우리 반에서는 실수를 해도 좋다. 2. 실수는 두렵지 않다. 3. 실수도 배움이다. 4.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옹호하지 말자. 실수를 강조하거나 변명하지 말자. 6. 실수는 고쳐야 한다. 7. 실수를 머릿속에 담아 두지 말자. - 학습 동기를 북돋는 구호
아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습관화된 '거절의 언어'를 잊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새로 '받아들임의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학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교사는 그들의 가슴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지 않고 열정으로 충만한 교사로 거듭나는
길은 이렇듯 쉽지가 않다. 어쩌면 그 과정의 골과 갭이 교사와 학생 '사이'의 거리인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