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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력'보다 심각한 '학벌'주의"

학벌주의 극복 대책 세미나


'학력'보다 더 심각한 '학벌'지상주의를 개선하려면 '적극적 시정조치'의 법제화, 능력 표준의 개발, 지역인재 채용 장려제 도입 등을 하루빨리 실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 세미나에서 정태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 개발본부장은 '학벌주의 실태와 극복 대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학벌주의를 없애기 위해 추진해야 할 사회, 경제, 교육 등 부문별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정 본부장은 사회적 차원의 개선대책으로 학벌주의 의식개혁 프로그램 운영과 언론사의 학벌 위주 보도 관행 개선, '적극적 차별 시정조치'의 법제화 등을 제안했다. 기업체 인사 관리 측면에서는 새로운 능력표준의 개발과 보급, 직업기초능력개발 프로그램 인증제 도입, 우수 고용정책 운영 기업체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공공기관은 능력·성과 중심 인사 관리제도 실시, 지역인재 채용 장려제 등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문에서는 기업체가 원하는 직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평생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학특성화 유도 ▲지방대학 지원 ▲교수임용 쿼터제 강화 ▲입시제도개선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 수립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능원은 이날 지난 10-11월 기업체 및 공공기관 대졸 근로자, 기업체 인사담당자, 고교생, 대학생, 학부모, 교사 등 21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정 본부장은 "70.6%가 학벌주의로 심리적 박탈감을, 57.4%는 열등감을 느낀다고 했으며 61%는 성공하거나 출세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학벌'이라고 응답했다"면서 "학벌주의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벌주의가 학력주의보다 더 심각하다(58.8%)거나 학벌이 상속돼 계층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49.6%), 명문대 동문회가 다른 집단에 비해 배타성을 갖고 지위와 권력 확보에 힘쓴다(64.9%), 명문대 네트워크가 동문의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66.3%), 학벌주의가 대학진학 경쟁을 부추겨 낙오자를 양산한다(64%)는 대답도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학벌상속으로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49.6%가 찬성했고 반대한다는 대답은 22.9%에 불과했으며, 기업체 인사담당자(100명) 중에는 61%가 찬성한다고 말했다"면서 정 본부장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를 인용, "상장회사 전체 임원 가운데 서울대 출신의 비율이 지난해 19.7%에서 올해 22.5%로 높아졌으며 서울대와 연·고대 출신 임원이 41.5%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정 본부장은 "학벌주의는 사회전반에 걸쳐 원인을 규명해야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될 수 있다"며 "기업내 동문회 활동 금지 등이 이 같은 조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이달내 인적자원개발회의에 상정한 뒤 주요 과제를 확정,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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