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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교육 칼럼] 조화가 요구되는 포스트 모던 사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를 흔히 포스트모던 사회라고도 한다. 그 이전의 사회를 근대사회라고 하며, 그 이전의 사회를 전근대사회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의 사회는 전근대사회와 근대사회를 거쳐 오늘날의 포스트모던 사회로 이행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사회의 특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전근대사회는 한마디로 마술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사회이다. 즉 전근대사회의 사람들은 세계가 정령(精靈)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았다. 반면에 근대사회는 한마디로 이성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사회이다. 모더니즘의 사회가 등장하면서 근대 합리주의가 가장 먼저 해체해 버린 것이 이러한 마술적 세계관이었다. 모더니즘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성의 힘으로 도깨비의 정체를 밝혀내고, 우주선을 달에 보내 계수나무와 토끼가 살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내는 등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해명함으로써 ‘탈(脫) 마술화’를 추진하였다.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모더니즘의 태도에 대해 부정적이다. 과연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이성에 의해서 제어되고 해명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기로 하자.

“영국의 한 용병이 미얀마 전투에 참가하여 전투 도중 실종되었다. 얼마 뒤 실종 6개월 만에 그 용병이 발견되었는데 그의 손에는 지도가 쥐어져 있었다. 모두들 그 지도는 미얀마 정글의 지도일 것이며 그 지도 덕분에 용병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지도는 런던의 지하철 노선도였다. 영국으로 귀국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꼭 살아 돌아가 런던의 지하철을 다시 타겠다는 희망에서 지하철 노선도를 손에 꼭 쥐고 있었던 것이며, 바로 그것이 고립무원의 정글에서 그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것이다.”


이 용병의 행위는 지극히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의 비이성적·비합리적인 신념과 행위가 그를 살린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삶은 이성에 의해서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종종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성에 의해서 지배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비합리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것이다”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사실 그간 이성중심주의 사회에서 감성은 이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감성의 주체인 몸을 억압하고 학대해왔던 것이다. 우리가 굳이 전인적 인간관의 입장을 들지 않더라도, 과연 ‘몸’이 배제된 ‘영혼’과 ‘정신’만의 삶을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또한 ‘감성’의 개입 없는 ‘이성’만의 삶을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바로 이런 식의 문제 제기들 속에서 포스트모던 사회가 등장한 것이다. 즉, ‘마음’과 ‘이성’의 자리를 ‘몸’과 ‘감성’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흔히 21세기 사회는 여성 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전술한 바와 같이 근대사회는 이성 중심의 사회인데, 이성은 차갑고 논리적이다. 그러나 감성은 따뜻하고 비논리적이다. 그런데 이성은 남성적이고, 감성은 여성적이라고 한다.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는 몸과 감성을 더 중시한다. 즉, 남성적인 것보다 여성적인 것을 더 강조하고 선호한다. 그러므로 여성 중심의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은 몸 중심의 사회 내지는 감성 중심의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어쨌든 21세기의 포스트모던 사회는 이성 만능의 근대사회가 저버렸던 몸과 감성을 되찾은 시대이다. 그렇다고 해서 냉철한 이성을 완전히 저버릴 수는 없으므로, 금세기의 인간적 화두는 결국 이성과 감성의 조화, 마음과 몸의 조화, 남성과 여성의 조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 따스함과 차가움의 조화에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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