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통지표요? 못 봤는데요"
초등학교 학생 10명 가운데 4명 정도는 최근 1∼2년간 성적과 생활기록 등이 담긴 자신의 생활통지표를 본 적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교대 국어교육과 서 혁 교수는 21일 관동대학교에서 열린 '제27회 국어교육학회 학술발표회'에서 '초등학교 국어시험의 현황과 개선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초등학생 413명을 비롯, 교사와 학부모 등 91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1∼2년 간 생활통지표를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36%의 초등학생들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와는 달리 학부모의 95%는 생활통지표를 봤다고 응답, 대조를 이뤘다. 이는 최근의 생활통지표 기술방식이나 내용이 학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데다 학부모들이 적절한 피드백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학생들은 생활통지표에 더 자세하게 알려 주었으면 하는 내용에 대해 성적상승(34%), 석차(31%), 과목 적성(21%), 특별활동이나 재량활동 적성(11%) 순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학부모는 학업 발달정도(39%)와 과목 적성(38%) 인성발달(16%) 특별활동이나 재량활동(6%) 순으로 반응, 학생들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30학급 이상의 대규모 학교에서는 소규모 학교와 달리 월말고사나 경시대회 등의 형태로 매달 시험을 치르고 저학년 학생일수록, 그리고 서울지역 일수록 받아쓰기와 쪽지시험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규모 학교일수록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학생들이 시험을 많이 치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 문항 구안은 동료교사와 분담 제작하거나 인터넷 자료 활용, 시도학력평가로 대체 등이 많았으며 자주 사용하는 국어과 수행평가 유형으로는 서술형·논술형 평가, 실기평가, 관찰평가, 누가기록철 등을 활용하고 있었다. 국어과 수행평가는 대체로 매달 1-2회 정도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행평가시 어려운 점으로 교사들은 평가기준 설정과 문항 제작을 꼽았다.
국어과 평가 결과 기록은 학습자가 뛰어난 성취를 보인 특정 영역이나 기능을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며, 개선책으로는 학습자가 미진한 부분 기술, 체크리스트 방식이나 기록 관리에 간편한 프로그램, 문제은행 개발 등을 들었다.
또 국어시험과 과제 중에서는 49%가 기말고사를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말고사가 대부분 학교에서 치러지며 평가내용의 범위가 가장 넓고 공식적인 평가결과 기록물이 생활통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 교수는 "초등학교에서 치러진 국어과 평가문항들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평가목표의 타당성, 지시문, 문두, 불충분한 지문과 정보, 답지 구성의 문제점, 오답시비의 문제점, 조건화와 평가 기준의 미비, 성취 기준 설정의 문제점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여 주는 사례가 상당수
발견되었다"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평가 문항의 타당도, 신뢰도, 객관도를 떨어뜨리는 직·간접적 원인이 되는 만큼 평가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생활통지표 기록방식도 현행 기술방식을 간소화하면서 체크리스트 방식을 가미하거나 좀 더 간편한 전산처리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교사의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