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며칠 전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스티브 김의 <꿈, 희망, 미래>를 읽었다.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그가 말하는 문장 하나하나를 읽으며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국인으로 IT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미국에 충격을 준 신화와 같은 인물인 그는 현재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에서 번 돈으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말로만 듣던 투명 경영, 정도 경영을 실천하다
이 책은 미국 기업에서 성공한 스티브 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녹여냈다. 말로만 듣던 투명 경영, 윤리 경영, 정도 경영의 모델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스티브 김의 이러한 경영 방식은 앞으로 우리 한국사회를 선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의 이런 성공적인 사례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아 소개한다.
스티브 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국의 시스템 덕분
스티브 김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며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미국의 시스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의 CEO와 이사회의 역할이 그것이다. 그 핵심에는 사회이사제도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선진화되려면 이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로 사회이사회를 구성하여 최고경영자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친인척이나 공기업 퇴직자들 중 그저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사회이사로 앉혀 놓고 CEO 마음대로 회사를 경영하는 식으로는 절대 선진기업이 될 수 없다.
스티브 김의 경영 방식은 한국의 기업 이미지를 바꿀 것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스티브 김이야말로 우리 기업의 이미지를 반드시 변화시켜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젊은 시절 열심히 돈을 벌었고, 이제는 번 돈을 남과 나누는 데도 열심이다. 번 돈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발전기금, 문화사업, 장학사업 등 사회복지사업에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다. 특히 꿈, 희망, 미래 재단을 만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헝그리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원동력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스티브 김의 어린 시절도 무척 가난했다. 아버지가 6.25전쟁 통에 모든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뒤 서울로 옮겨와 새로운 사업을 벌였지만 빚만 지게 됐다. 당시 스티브 김이 살던 집에는 수도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지게를 지고 멀리 떨어진 우물까지 가서 물을 길어오는 게 일과였다고 한다. 교복 살 형편이 안 되어 누나가 입었던 교복을 고쳐 입어야 했다.
하지만 스티브 김은 가난 때문에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을 통해 배려와 긍정적 사고를 배웠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가난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 김은 이렇게 술회한다. 만약 자신에게 부유함이 주어졌다면 밤을 새워가며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 가겠다는 의지도 없었을 것이며, 돈의 귀중함을 알았기 때문에 매사 아끼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지독한 헝그리정신으로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가난 속에서도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배려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헝그리정신이야말로 가장 강한 성공의 원동력이라 확신하는 사람이다.
스티브 김의 천재적인 사업수완
스티브 김의 사업 감각은 가히 천재적이었다. 군부대에서의 사업수완이 그것이다. 예를 들자면 앨범 제작 사업이 그것이다. 스티브 김이 근무하는 부대에는 하사관과 장교들이 많았는데 하사관들은 직업군인이라 씀씀이가 좋았다. 병사들 역시 낙하 훈련을 하면 점프 수당이 나와서 다른 부대원들보다 수입이 괜찮았다.
스티브 김은 이런 점에 착안하여 하사관이며 장교, 병사들이 낙하 훈련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예쁜 앨범으로 만들었다. 군인들은 휴가 갈 때 자랑도 할 겸 그 앨범을 즐겨 사갔다고 한다. 판매하는 도복에도 아이디어를 더했다. 공수부대는 무술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도복을 입어야 한다. 스티브 김은 상의 도복에 ‘공수특전단’이라 글씨를 새겨 붙였다. 공수부대의 특성을 멋지게 살린 도복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고 한다.
차고(車庫)에서 시작한 창업
스티브 김은 10만 달러 즉 우리 돈 1억 정도를 가지고 창업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조그마한 차고였다. 10만 달러는 창업자금으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었지만 무모하게 시작했다. 집기라고는 직접 조립한 테이블 두 개, 의자 두 개가 전부였다. 함께 투자한 동료들은 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 차고 사무실에 들러 일을 도와주는 정도였다. 1인 10역으로 생활해야 했다. 칩부터 전선 하나까지 일일이 사서 연결해 놓고 테스트를 해가며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한다.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후에는 회로 기판과 부품을 사서 연결했다. 설계를 다른 곳에 맡기면 돈이 들기 때문에 스티브 김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밥 먹고 자는 시간 말고는 오로지 일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혀 힘든 줄을 몰랐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열려있는 CEO
스티브 김은 회사를 창업한 후 투명 경영, 정도 경영을 철저히 지켰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조직의 문제에 대해 이사회에 늘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어떤 임원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기에 대해서도 미리 사전에 이사들에게 설명을 해주곤 했다. 이사회 이전에 전화로 또는 일대일 조찬 자리에서 동의를 구하는 식이다.
스티브 김은 항상 입장을 바꿔놓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만약 자신이 이사인데 회사와 관련된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는다면 기분이 나쁠 것이고, 돌발 상황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들이나 이사회와 항상 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라고 주장한다.
혼자만 행복해서는 불행해진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릴 정도로 많은 부를 축적한 스티브 김은 혼자만 행복해서는 불행해진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이룬 부와 성공은 자신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모두 다른 사람들이 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를 자신만 누려서는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성공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성공은 참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스티브 김은 매일매일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 행복은 나눔이요, 나누면 곧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스티브 김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