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1 (일)
땡볕에 데인 물집 여물기도 전에
소낙비에 터진 상처 마물기도 전에
무서리 내리던 날 입술마저 터졌건만
눈도 멀고 귀도 먹어 입조차 닫혔건만
향기만은 살아서 천리를 품었더니
세파에 맞은 몸 성한 곳 없어도
안으로만 익어서 삼중고도 잊었구나
피멍 든 상처마다 향기로 채우고
구멍 난 가슴마다 사리불을 앉혔으니
시간을 팔아 삶을 얻었구나!
삶을 팔아 영원을 샀구나!
너는 아름다운 영혼을 질그릇에 담았구나.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