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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자가 되는 비결

-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를 읽고 -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 <겨울나라 앨리스>는 주인공 앨리스가 거울 뒤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나무 아래를 계속해서 달린다. 숨이 턱에까지 찬 앨리스는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여왕님, 계속 뛰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며 벌써 멀리 갔을 텐데요.”

 

붉은 여왕이 대답한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봐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해.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단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인 밴 베일러는 1973년 ‘새로운 진화의 법칙’이란 논문에서 ‘붉은 여왕의 가설’을 제기했다. 그는 생명체들은 모두 진화를 하는데 진화의 속도는 각기 차이가 난다며 다른 생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화가 더딘 생명체는 작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99%가 멸종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못하는 주체는 결국 도태된다는 설명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동화 속 세상과 비슷해 보인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앞으로 달려가지만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다. 주변의 경쟁자가 함께 뛰기에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은 것이다. 때로는 열심히 뛰어도 현상 유지는커녕 자꾸 뒤처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붉은 여왕의 말처럼 제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뛰어야하는 게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주어진 환경을 불평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생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독일의 경제학자 ‘클라우드 슈밥’은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해 왔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의 직전에 와있다고 설파했다. 이번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전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몇 년 몇 십 년 동안의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 버릴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도서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는 인류의 생존 방식을 자연으로부터 배워야한다고 말한다. 46억 년을 유지해 온 최고의 전략교과서로 자연을 들여다보라고 강조한다. 오랜 시간동안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명체들은 변화와 적응을 통해 매번 새로운 전략을 찾아내며 지금껏 살아남았다. 예를 들면 한해살이 식물인 새콩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잡초이다.

 

농촌의 들녘, 길가, 밭 언저리 등에서 살아간다. 새콩은 생존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땅 위와 땅 속에서 동시에 열매를 맺는다. 땅 속에는 땅 위보다 2배나 큰 열매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땅 위에서 자라는 열매들이 잘려나가더라도 후손을 남길 수 있도록 플랜 B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처럼 사소하게 여기는 잡초들도 변화에 대비하는 나름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 역시 위기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를 항상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한다. 치타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다. 전력으로 질주하면 시속 11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치타는 사자나 하이에나가 잡기 어려운 가젤 사냥에 집중하기 위해 콧구멍과 폐를 키우고 몸무게와 턱의 크기를 줄여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속도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하다보니 스피드는 빠르지만 지구력이 약해 오래 달릴 수는 없다.

 

반면 가젤은 평균 시속 70에서 8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린다. 가젤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달릴 수 있어 사자나 하이에나 등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치타의 사냥에서만큼은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가젤 역시 치타의 빠른 스피드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 진화해 왔다. 바로 통통 튀는 주법을 통한 빠른 방향 전환의 기술이 그것이다.

 

가젤은 지그재그로 방향을 바꾸며 치타에게서 벗어난다. 이따금 퀵턴이라는 행동을 통해 완전히 방향을 바꾸어 버린다. 치타는 빠른 발을 가지고도 사냥에 성공할 확률은 70% 수준이다. 녀석들은 지금도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지런히 변화하고 있다.

 

생물을 힘의 세계로 구분 짓는다면 인간은 나약한 종(種)에 불과하다. 호랑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지거나 악어처럼 강력한 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현재 지구를 지배하는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그 이유는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직립보행을 통해 손을 자유롭게 쓴 결과 보고서를 만들게 되었고, 두뇌를 활용하면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또 혼자일 때 나약함을 이겨내기 위해 소통과 협력의 전략을 선택하면서 작은 힘을 이용할 줄 아는 종이 될 수 있었다. 온간 위험요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조그만 차이를 이용하고 개발한 결과이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들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종종 사람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 말하지만,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우리는 현재 각자 자신의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철저히 반성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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