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를 중국 외에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기술하고 있을까. 연합뉴스 통신원 자료를 통해 알려진 각국 역사 및 세계사 교과서에 소개된 고구려사 관련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미국=프렌티스 힐 출판사가 발간한 고교 세계사는 “서기 300~600년 사이 강력한 지방의 통치자들이 세 나라로 분리된 왕국. 고구려는 북부, 백제는 서남부, 신라는 동남부를 구축했다”고 적고 있다. 이어 “이들 세 왕국은 언어와 문화적인 배경은 같았으나 종종 서로 또는 중국과 전쟁을 했다”고 명시했다. 대학에서 학점을 미리 따기 위한 과정인 ‘세계사 AP코스’ 수강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배론즈 출판사의 세계사 참고서는 “고구려가 세 강국 간 분쟁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으며 고구려왕의 웅장함은 중국의 왕들과 비견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프랑스=동양사 전공 프랑스 대학생들의 주요 교재인 앙드레 파브르 교수의 저서 ‘한국사(Histoire de la Coree)’(랑그&몽드刊)는 고구려사 기술에서 고구려 건국 신화를 소개하고 사냥으로 다져진 용맹한 기질을 지닌 고구려인들에 대해 중국은 최대의 경계심을 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사’는 589년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했으나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략가 중 한 사람인 을지문덕 장군에게 패했고 이어 당 태종도 고구려로 쳐들어 왔으나 안시성에서 패퇴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 일본=시미즈(淸水)서원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한반도에서는 기원 전후 북부의 고구려, 남쪽의 신라·백제가 건국됐다”며 고구려가 한반도의 고대 국가임을 명확히 서술했다. 오사카(大阪)서적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도 “기원전 2세기 말 한(漢)이 조선반도를 침공, 낙랑군 등 4군을 두었지만 나중에 북의 고구려, 남의 몇몇 소국이 중국의 지배에 맞섰다”고 기술했다.
# 독일=한국 고대사를 별도로 다룬 역사 교과서는 없으며 일부 참고서들이 중국사 부분에서 발해나 고구려, 신라 등을 언급하고 있다. 바울 G 반이 쓴 대중적 역사 교양서적 ‘신판 고도(高度)의 문화들’의 122쪽 중국 편에는 ‘중국 변방의 국가 고구려(Koguryo)’로 표기돼 있다.
# 러시아=중・고등학교 교과서들은 한국의 고대사를 다루지 않고 있으며 ‘한국(까레야)’을 잠깐 언급할 때도 중국의 속국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이나 중동 등도 자국과 연관성이 있는 국가 역사위주로 서술해 동아시아 고대사 부분을 언급한 경우는 거의 없다.
# 멕시코=초・중・고 교과서는 거의 예외 없이 중국 고・중세사가 한반도 특히 고구려사와는 무관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산티야나 출판이 초등 5학년용 고・중세 역사 교과서로 편집한 '세리에 2000 이스토리아 5'는 동양 제국(帝國) 관련 부문에서 기원 전후로부터 시작해 수, 당에 이르기까지 중국사를 기술하면서 지리적, 정치・외교적으로 한반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교과서 123쪽 '고・중세시대 동양의 문명' 지도에서는 중국의 영향권이 한반도는 물론, 북한 북부 만주 지역과도 무관한 것으로 표시했다.
# 스위스・이탈리아=한국의 고대사가 전혀 언급돼있지 않다. 스위스 연방에서 규모가 가장 큰 취리히 칸톤과 제네바 칸톤에서 채택한 몇 종의 세계사 교과서에 따르면 고대사는 4개 문명을 소개한 것 외에는 주로 유럽역사 중심으로 기술돼 있고 동아시아 고대사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았다.
이탈리아도 지역마다 교과서가 다르지만 수도 로마의 고교에서 사용하는 세계사 교과서 1종에 동아시아 고대사에 대한 부분은 누락돼 있다.
# 태국=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한국의 역사가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함께 짧게 소개돼 있다. 2학년 교과서 '우리 대륙 A'에는 한국인이 기원전 수천 년부터 한반도에 정착하고 있었고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문화 등을 받아들였으며 7세기경 신라가 중국(당나라)의 지원으로 정권을 잡아
한반도(삼국)를 통일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 특히 고구려사가 별도로 소개돼 있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