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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림으로 울릉도·독도에 온기를 불어넣다

박재형 울릉고 교장 인터뷰
‘울릉·독도 풍경화 展’ 개최

 

‘인연’이라고 말했다. 38년 남짓 교직 생활에서 여덟 해를 울릉도에서 보냈다는 건,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웃었다. 한 번 오기도 어렵다는 곳이지만, 그는 그곳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아 나섰다. 
 

울릉도는 눈길이 머무는 찰나마다 화폭이 펼쳐지는 섬이었다. 쉬이 물길을 열어주지 않아 방문자들을 애태우지만, 그조차도 기꺼이 감수하게 했다. 한순간도 평범하지 않은 풍경, 험준한 지형에 둘러싸인 그곳에서 삶을 일군 주민들의 모습, 곳곳에 새겨진 우리의 역사…. 순간의 감상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렇게 붓을 들었다. 
 

박재형 경북 울릉고 교장은 오는 31일까지 경북교육청 상설갤러리에서 ‘울릉·독도 풍경화 전(展)’을 연다. 울릉도를 주제로 여는 네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독도의 달, 10월을 맞아 경북교육청과 함께 기획했다. ‘동도 풍경’ ‘전설의 바위’ ‘자연의 숨결(나리분지)’ 등 작품 21점을 전시한다. 
 

박 교장이 울릉도로 첫 발령을 받은 건 교사 시절인 1997년이다. 도서벽지 지역에서의 근무는 녹록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캔버스에 울릉도의 아름다움과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담아 알리자, 마음먹었다. 첫 번째 전시는 지역 농협에서, 두 번째 전시는 경북 구미로 발령받아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울릉도로 다시 돌아온 건 2012년. 우산중 교감으로 발령받았다. 박 교장은 “두 번째로 찾은 울릉도는 처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인 모습 뒤에 정적인 면도 있다는 걸 발견했고, 근무하는 3년 동안 방학을 활용해 그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전시를 열면서 이제 마지막 전시겠구나,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지역을 위해서 그림을 그렸어요. 작품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이 울릉도를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그런데 참, 인연이라는 게 신기해요. 남들은 한 번 오기도 어렵다는 곳을,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다시 찾게 되니 말이죠. 육지로 나가 근무하다 지난해 교장으로 승진하면서 또 한 번 울릉도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그는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퇴임을 코앞에 두고 ‘왜 다시 여기에 왔을까?’ 생각했다. 올해 3월, 경북교육청의 제안을 받고 그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독도의 달인 10월에 울릉·독도 풍경화 전시회를 기획해보자는 것. 
 

 

박 교장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독도는 우리 모두의 고향이라는 마음으로 찾아올 수 있는 ‘온기 있는 섬’이라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울릉도와 독도는 넓은 바다 위 섬이지만, 우리나라 해양영토의 중심이에요.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자체만으로도 이곳은 살아있는 교육의 장입니다. 전시회를 열 때마다 도록과 엽서를 제작해 전교생에게 나눠주는 것도 이곳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죠.”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둔 그는 “남은 4개월 동안 우리 영토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훗날 교직 생활을 돌아봤을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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