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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서교사 있고 없고의 차이, 이렇게나 큽니다”

‘도서관 운영평가’ 대통령상
박혜원 대전송강초 사서교사

1년만에 확 바뀐 학교도서관
‘책 읽어주기’ 가장 효과 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18년 처음 발령받고 간 학교도서관은 엉망이었습니다. 80~90년대에 활용하던 등록 번호순의 책 배열. 즉, 들어온 순서대로 책이 꽂혀있어 원하는 책을 찾을 수도 없었고요, 도서관은 학부모 명예 사서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학생들은 도서관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변화가 1년 만에 일어났고 도서관은 이제 학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공간이 됐죠. 사서교사가 있으면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이 이렇게 단기간에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지난달 28일 ‘2020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대전송강초 학교도서관. 도서관 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곳이 불과 1년 만에 대통령상을 받기까지 과연 어떤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박혜원 대전송강초 사서교사는 그 비결이 관리자의 전폭적인 지지와 학교 구성원들의 협력이라고 했다. 그는 “523명의 학생 중 다문화 가정, 교육복지, 한부모 가정 등이 100명이 넘는 열악한 환경의 학생들이 많아 도서관을 통해 교육과 문화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제일 먼저 2만5000권에 달하는 책들을 찾기 쉽게 분류 번호순으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다. 2주 넘는 기간 동안 학부모들과 동료 교사들이 모두 합심한 덕분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전 학교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었던 안혜숙 교장이 부임하면서 독서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도서 구입비로 2000만 원, 운영비로 1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양질의 도서와 정기간행물들을 구입했으며 학부모, 학생 독서동아리를 조직하고 독서를 생활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는 가장 효과가 좋은 프로그램으로 ‘책 읽어주기’를 꼽았다. 교장선생님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 사서교사가 독서방송을 통해 책 읽어주기,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책 읽어주기, 어머니가 책 읽어주기, 점심시간 학생 독서동아리 회원들이 후배에게 책 읽어주기 등 각종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다. 박 교사는 “책 읽어주기는 가장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전략으로 읽어주고 나면 아이들이 그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찾아온다”며 “이밖에도 독서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독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양심도서 코너를 운영해 대출대에서 대출하지 않고 교실이나 집으로 자유롭게 책을 가져다가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책의 날 행사나 독서캠프, 독서페스티벌 등 각종 프로그램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동료교사들과의 협업 기회를 늘렸다. 박 교사는 또 도서관 이용교육, 도서관 정보활용교육, 진로독서교육 등 학년별로 주제를 정해 사서교사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도서관 수업은 물론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도서관 협력수업도 운영했다.
 

이 같은 운영 결과 학생 1인당 연간 대출 권수가 2018년 67권에서 2019년 91권으로 크게 확대됐고 이제 도서관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자주 찾아하는 공간이 됐다. 박 교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0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 학교도서관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됐다. 이번 평가는 1만1655개 대상기관 중 576개 학교가 평가에 참여했으며 1차 정량 및 정성평가, 2차 현장실사, 3차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우수 도서관이 최종 전정됐다. 대전송강초는 도서관 경영, 정보자원, 시설 환경, 인적자원, 도서관 서비스 5개 영역에 걸쳐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2008년에 임용돼 올해로 13년째인 박 교사는 2013년 장관상, 2014년 국무총리상, 2017년 장관상에 이어 올해 대통령상을 받기까지 사서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왔다. 그는 앞으로 사서교사가 더 증원될 수 있도록 사서교사가 하는 일을 널리 알리고 필요성을 보여주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서교육 전문가인 사서교사가 있으면 아이들은 독서교육에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단기간에도 많은 변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2%도 안 되는 실정이죠. 아이들이 양질의 평등한 독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는 날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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