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서명 운동·국민 청원
“공립단설 약속 반드시 지켜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년 전 붕괴 참사로 충격을 줬던 서울 상도유치원이 아직도 재건축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폐원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학부모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교육청의 단설유치원 재건축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2018년 붕괴한 서울 상도유치원은 사고 이후 인근 사립유치원을 3년간 임차해 원아들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2022년 3월까지 기존 상도유치원 자리에 공립 단설유치원을 재건축해 원아를 수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적어도 내년 초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지만 현재 기존 부지에 교육청과 다세대주택 시공사 사이에 걸린 소송으로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조차 반영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결국 학부모들은 서명운동을 시작했으며 1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자신을 상도유치원의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부모로서 아무것도 모른 채 붕괴 위험이 있었던 당일까지 아이를 등원시켰다는 자책감과 하마터면 130여 명의 아이들이 일순간 흙더미에 매몰될 뻔했던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육감이 유치원을 재건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교육감의 약속을 믿었는데 지금까지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한 채 교육청과 구청이 책임떠넘기기만 하고 있다”며 “사람들의 관심이 무뎌지도록 2년 동안 시간 벌기만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는 “초등학교나 중·고교가 무너졌어도 이렇게 무관심했을지 의문”이라며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약속대로 공립단설 유치원의 재건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부지에 짓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고, 아직 다른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추진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학부모들이 교육청의 무관심을 느끼지 않도록 소통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