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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2] 초등교원 양성체제, ‘디지털’이 빠졌네?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원 양성을 위해 ‘국민과 함께 미래 교원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대국민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에는 ‘(초등) 융합 전공 신설과 교육과정 다양성·선택권 확대’라는 주제로 3차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유튜브 생중계와 함께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날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기본이수과목을 8개 교과(군)으로 조정하고, 교육과정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교대와 거점 국립대학과의 통합을 예시 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 발제안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교육 시대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초등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대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처사이므로 초등교육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초등교육 본질 외면한 기본이수과목 조정

첫째, 초등교육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본이수과목 전체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유치원 및 초등·중등·특수학교 등의 교사자격 취득을 위한 세부 기준(이하 세부 기준)’에 따르면 기본이수과목은 초등윤리, 초등국어, 초등수학, 초등사회, 초등과학, 초등체육, 초등음악, 초등미술, 초등실과, 초등영어, 초등컴퓨터, 통합교과, 초등안전교육 등 13개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기본이수과목 중 21학점 이상(7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그런데 세부 기준 제4조 1항에 기본이수과목을 ‘동일한 교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모든 교원양성기관에서 기본적으로 이수하여야 할 과목’으로 정의하고 있고, 대부분 초등 교사들은 전 과목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기본이수과목을 모두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발제안에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군)에 따라 기본이수과목을 축소하여 교양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교과(군) 중에서 1과목만 이수하더라도 초등교원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게 되어 주요 과목 이외는 소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의 현실에 맞게 기본이수과목을 교과(군)으로 묶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본이수과목 전체를 필수 전공으로 이수하도록 세부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디지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4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전면적인 원격 수업이 시행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많은 혼란과 변화가 있었다. 특히 원격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 간의 학습 격차는 새로운 교육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 모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대면 수업과 달리 비대면 수업에서는 교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교사와 동료 학생들과 단절된 환경에서 학습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시간 쌍방향 화상 솔루션이나 채팅, SNS, 학습관리시스템,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기술을 교육에 활용한다면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에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사의 디지털 교육 역량이 부족하면 질 좋은 교육이 어려워 학생들의 학습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장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뿐만 아니라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교육부의 발제안에 따르면 8개 교과(군)으로 묶음으로써 ‘초등컴퓨터’ 과목은 아예 삭제되었다. 현행 세부 기준에서도 기본이수과목 중 7개 과목 이상만 이수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일부 대학에서는 ‘초등컴퓨터’ 과목을 아예 안 가르치거나 특정 학생들만 선택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발제안대로 교과(군)으로 묶인다면 ‘초등컴퓨터’ 과목은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초등교원의 디지털 교육 역량은 더욱 약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초등컴퓨터’ 과목을 전공 필수로 이수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셋째,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행·재정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부 발제안에 따르면 동질 집단으로 구성된 교육대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비 교원의 수업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인근 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권역별 교대 통합이나 교대·거점국립대학 통합을 예시로 제시하였다. 교육대학교에서는 이미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자치 활동을 통해 인근 대학과 인적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의 특성을 감안하여 필수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과목 수가 많으므로 일반 대학보다는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육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거점 국립대학교와 교육대학을 통합하는 예시 안은 초등 교원의 교육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중등교원의 임용 적체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 쉽다. 10년 넘는 등록금 동결과 재학생 수 감소로 인해 교육대학의 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교육과정 다양성과 선택권 확대는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교육대학교의 행·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현행 교육과정이 보다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립대학육성사업이나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은 성과 중심의 일시적 재정 지원 사업으로서 교육대학교의 안정적 발전을 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교육대학교가 초등교원양성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학생들의 교육과정 다양성과 선택권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행·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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