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육 현장의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83.9%인 1413개교가 연구·선도학교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27일 2021학년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성과발표회를 열었다.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발표회에서는 지난해 운영 현황과 성과, 우수연구학교 사례를 공유하고, 시도교육청 담당자와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교원 등이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시작된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수업 과목을 선택해 듣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다. 일선 학교에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주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도입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교원 수급과 교육 불평등 심화, 현행 대입제도와의 불협화음 등을 문제로 꼽는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고교 교사 22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2.3%가 ‘고교학점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학교 현장의 제도 이해와 여건 미흡’(38.5%)이 가장 많았다.
교총은 “교육당국은 2025년 전면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일반계고 연구·선도학교 운영만 확대하는 기존 방안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 교원 수급 방안 대신 교사 자격이 없는 외부 인사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방안, 대입 개편방안 등은 실종된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교총은 “일방적인 행정 처리와 입법 독주로는 고교학점제가 현장에 안착, 성공할 수 없다”면서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칠 정규 교원의 확충, 교육환경이 다른 학생 간 교육격차 해소방안, 대입 개편방안부터 명확하게 제시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 광남고와 충북 단양고는 이날 발표회에서 고교학점제 운영 우수 사례 발표에 나섰다. 경기 광남고는 선택 과목 이수 단위를 76단위(2018년)에서 90단위(2021년)로 확대하고 주문형 강좌와 학교 밖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했다. 또 교육과정 이수지도팀과 공통 과목의 최소 학업 성취 수준 보장 지도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충북 단양고도 선택 과목 이수 단위 확대, 공동교육과정과 방과후 소인수 과목 교육과정 등을 도입했다. 진로별 교육과정 마스터 이수제, 수업량 유연화 주간 등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