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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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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조직 내부의 분열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History 프로그램 '탑샷'을 보고

미국 History 방송에서 퇴역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서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퇴역 군인 7명씩 청팀과 홍팀으로 구성한 후, 팀 간 경쟁을 통해서 진 팀은 반드시 한 명을 방출하는 규칙이 있어 팀 간의 경쟁력이 극대화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최종 우승자 1인에게 1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 개인 간 경쟁을 부추켜 복합적인 경쟁이 일어나게 하고 있다.

 

청팀이 초반에 우세하여 두 번 연거푸 이기며 상대 홍팀 선수 두 명을 방출했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청팀의 한 구성원인 '아담'은 뛰어난 활약을 보인 같은 팀 두 사람을 제거하기 위한 모사를 꾸민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음 게임을 일부러 져서 방출하는 데스매치에 두 사람을 내보내자고 했다. 이런 제안을 받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생각 흐름이 재밌다. 나중에 자신이 살아남아 최종 경쟁까지 가는 구도를 그리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동참하지 않은 ‘칼립슨’은 일단 팀이 계속 이겨 홍팀을 완전히 제거한 후에 결정하자고 했다. 그러나 칼립슨의 의견은 환영받지 못한다. 결국 칼립슨이 두 사람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그로 인해 청팀은 내분이 일어났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옆 방에 있던 홍팀에게 알려진다.

 

다음 날 17세기에 사용했던 구식(舊式) 화승총 ‘머스킷(musket)’을 이용한 팀 간 대결이 제시되었다. 사격 분야에서 청팀의 구성원이 우세하게 짜여 있어 홍팀은 매우 실망했다. 그러나 네 번의 대결에서 청팀은 완벽하게 4:0으로 패했다. 패한 벌칙으로 청팀은 팀원 두 명을 데스매치 하도록 한 후 1명을 내보내는 규칙이 적용됐다. 승승장구하던 팀에서 방출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모두를 흥분하게 했다. 미리 예견되었던 결과지만.

 

저녁에 숙소로 돌아온 아담과 칼립슨 두 사람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팀 분열의 발단이 되는 모사(謀事)를 제안했던 아담은 제거하기로 한 두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린 칼립슨을 ‘쥐새끼’라며 몰아부쳤다. 공격을 받은 칼립슨은 팀을 분열시키는 생각이라서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아담과 칼립슨 이외의 팀원 간에도 서로의 기대이익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 마지막에 아담의 얼굴이 비치며 ‘키가 작아 해병대에 들어갈 수도 없는’이라는 말로 칼립슨을 비난하는 장면이 보인다. 이 장면은 깊게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청팀 팀원들에게 데스매치에 내보낼 두 명을 선택하도록 했다. 팀원들은 아담을 제외하고 정확하게 3:3으로 갈렸다. 칼립슨과 제거 대상이었던 두 사람은 아담을 제거할 대상으로 선택하고, 실력이 뒤처진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머지 세 사람은 칼립슨을 제거 대상으로 선택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본래의 목적이었던 뛰어난 두 사람을 아무도 지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 중에 하나를 지목했다면 아담이 방출될 위험성이 크다고 여겨서일까? 아니면 살아남은 뛰어난 사람에게 사냥의 대상으로 몰리는 것이 두려워서일까? 아담 연합에 속한 사람들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두 사람의 데스매치는 윈체스터의 명품 소총 M1873으로 정해졌다. 승부(勝負)는 각자의 총으로 상대방에게 있는 단두대(斷頭臺)로 불리는 기요틴(프랑스어: guillotine)의 줄을 끊는 것이다. 치열한 대결 끝에 아담이 이긴다. 결국 공정한 대결을 주장하던 칼립슨이 팀을 떠나게 된다. 이제 아담 연합 4명, 제거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두 사람의 연합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아담 연합이 수적으로 우세하기는 하지만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연합을 위한 조직으로 작동이 될까? 의문이 든다.

 

이 대결을 보며 조직과 개인의 이익이 어떻게 내부의 결속력으로 작용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팀이 이길 것이라는 섣부른(?) 생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팀을 분열시킨 아담이나 그 연합을 구성한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일까? 개인보다 팀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칼립슨의 생각이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일까?

 

개인의 이익을 앞세워 분열을 선택한 청팀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청팀의 아담을 비롯해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3명의 연합이, 제거 대상으로 이야기가 되었던 두 사람을 강력한 팀원으로 받아들일까? 아니면 적전분열(敵前分裂)을 계속 이어나가며 두 사람을 제거할까? 어쩌면 실력이 뛰어난 두 사람이 일부러 지는 게임을 벌여 청팀을 와해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분열을 이용해서 개인의 이익을 선택했던 아담의 팀 4명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나갈지 제법 궁금해진다.

 

다음 게임이 청팀이 무조건 유리한 권총 사격으로 제시되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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