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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장공모제 운영목적, 말장난일 뿐이다.

"단위학교 책임 경영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  단위학교 구성원의 요구를 반영한 교장공모제 실시로 학교여건에 맞는 교육활동 전개 및 단위학교 자율 운영 지원,  승진 위주의 교직 문화 개선 및 교장 임용 방식 다양화를 통한 교직 사회의 활력 제고". 교장 공모제의 목적이다.

 

목적은 그럴싸 하지만 실제로 교장 공모제를 시행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그럴싸하게 포장을 한다해도 크지 않다고 본다. 공모제 시행학교와 시행하지 않은 학교의 교육성과를 분석해 본다면 그 효과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겠지만 그런 분석을 접한 기억이 없다. 실제로 분석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분석결과가 일반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따지고 보면 교장 공모제의 문제점은 공모과정에서 불거진 경우가 많았다. 학연, 지연, 담합, 때로는 협박, 금품수수 등이 있었다는 것에는 교장공모제에 관심있는 교원은 물론 일반인들도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교장공모제 폐지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주장은 지속될 것이다.

 

이제는 그 성과를 따져볼 때가 된 것 같다. 목적에 걸맞는 성과를 얻고 있느냐는 것이다. 단위학교 책임 경영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이 임용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런 교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교장들이 정상적인 승진과정을 거친 교장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찾기 어렵다. 그 학교가 공모교장 임용 전보다 훨씬 더 우수한 학교가 되었는가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목적인 단위학교 구성원의 요구를 반영한 교장공모제 실시로 학교여건에 맞는 교육활동 전개 및 단위학교 자율 운영 지원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학교여건에 맞는 교육활동, 단위학교 자율 운영이 공모제 학교에서 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를 역으로 보면 일반학교는 단위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이 안 되고, 단위학교 자율 운영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각급 학교는 어떤 형태의 학교라도 학교여건에 맞는 교육활동 전개, 단위학교 자율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학교의 예를 든다면 자유학년제는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예산사용에 규제를 가하고, 평가관련 생활기록부 기재도 규제를 하고 있다. 겨우 자율성이 부여된 부분은 영역별 시수를 학교별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영역은 교육과정에서 정해놓은 영역대로 해야 한다. 

 

단위학교의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은 애시당초 봉쇄되어 있는 것이다.  공모교장이 아무리 의욕적이어도 이런 틀을 벗어나지 못하게 돼있다. 어떻게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 모든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정해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공모교장이 있는 학교라고 뚜렷한 성과가 있을 수 없다. 공모제 운영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것이다.

 

세 번재 목적은 더욱더 공감하기 어렵다.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를 개선한다니 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가. 그럼 교사가 교장되고, 교감이 교장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은 교장공모제를 통한 교장 임용은 승진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도리어 공모교장이 되고자 하는 교사나 교감의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하다. 승진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고 전문성을 길러온 교원들에게 희망을 빼앗아 버리는 교장공모제는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라는 표현 자체가 교장공모제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목적에 부합하는 교장을 뽑기 위해서는 공모제를  운영한 학교와 그렇지 않는 학교의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정말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면 지속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폐지해야 옳다. 교장공모제의 목적으로 제시한 것들은 모두 말장난일 뿐 현실성이 전혀없다.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교장공모제는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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