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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한국인 세계 정상이 밝히는 공부의 비결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그는 나노(Nano) 연구 분야의 세계 최정상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미 ‘월클’의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첫 노벨 화학상을 받을 수 있는 0순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된 2020년, 강의실에서는 그룹 BTS의 노래 ‘NOT TODAY’가 흘러나왔다. 물론 “오늘은 아니야“라고 노래로 대신 대답했지만 그는 2023년 현재도 여전히 세계 학계가 손꼽는 한국인 첫 노벨 화학상 수상 후보감이다. 그는 스스로 나노 연구 분야에서만큼은 ‘정상급’도 아닌 ‘정상’이라고 말할 정도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의 아주 작은 단위(unit)다. 그는 ”물질을 작게 쪼개고 쪼개서 나노의 세계로 들어가면 눈으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우미 기술’로 주목받는 나노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에서 칩(chip) 사이즈가 점점 줄어들면서 같은 면적에 더 많이 넣을 수 있는 기술로 현재 대한민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효자 종목인 반도체의 원천으로 유명하다. 현 교수는 QLED TV의 바탕이 된 기술, 즉 반도체를 나노 입자로 만들어 자외선을 쬐면 형광 빛깔을 만들어 내는, 전문가로 입자 크기를 똑같이 만듦으로써 완전히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창조한 주인공이다.

 

균일한 나노 입자를 만드는 그의 논문 2편은 5000회 이상 다른 학자들에 의해 인용됐다. 그야말로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나노 입자를 만드는 어떤 연구도 그의 연구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의 창조는 어디서 얻은 것인가?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캐내는 작업이 과학자에겐 전부라고 말하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많은 논문을 읽으며 생각나는 것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 대상의 카톡에 올려 질문을 한다고 밝혔다. 즉, 질문은 그가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원천인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학습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다.

 

또한 항상 다소 흥분되고 각성된 상태로 커피조차 마시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커리어(career)를 정했기 때문이라 한다. 당시 지역의 과학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으면서 스스로 과학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기에 진로를 확정한 것이 그의 성공의 비결이라는 말이다. 그가 미국의 일리노이 대학에서 화학 전공으로 박사가 되고 서울 공대 교수가 된 것이 스스로 자랑스러울 정도로 오늘의 그를 만든 기반이라 고백하고 있다.

 

필자는 그의 공부 비법에 주목하고자 한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매진하는 한국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들려주는 그의 공부의 비법은 다음과 같다. 결국 나중에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끝까지 갈 수 있어요. 어떤 공부를 하든 기초를 튼튼하게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좋은 성과는 협력에서 나오더군요.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고 졸은 인간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중앙일보, 2면, 2023. 1. 18.)

 

학문의 세계에도 ‘월드 클래스’가 있다. 학술 정보기관 ‘클래리베이트 에널리틱스’는 매년 각 분야에서 최고 영향력을 지닌 연구자 목록인 HCR을 발표한다. 여기에 한국인은 약 50명 정도가 올라 있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약 0.000001%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를 선두로 탁월한 연구 성과로 인정받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최정상 학자의 공부 비법인 ‘기본 충실+질문+협력’의 자세는 효율성이 매우 높은 학문 연구의 비결이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질문하지 않는 교실’부터 점차 개선하는 수업의 혁신이 먼저다. 그리고 경쟁보다는 협력으로 함께 성공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핵심 지식을 중심으로 기초부터 더욱 튼튼히 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구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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