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승으로 살고 있을까
만물이 아름다운 오월,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하여 거의 한 달 내내 우리는 뭔가를 또 누군가를 기념한다. 학교 안(팎)의 스승을 기념하는 날도 촌지와 선물 그리고 행사와 휴교라는 고민을 넘어 올해도 우리를 찾아온다. 이 무렵 몇몇 선생님들은 포상을 받고, 많은 선생님들은 학생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보면서 머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어떤 선생님은 처음 교단에 섰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가르쳤던 아이들을 추억한다. 그 아이는 잘 살고 있을까. 우리는 대개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차마 스승이라는 호칭을 쓰기에는 뭔가 뒤끝이 당기는 듯하고, 선생님 외에 다른 호칭으로 불리면 왠지 우리 자신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몸에 맞지 않는 옛날 옷 같다. 올해 초 명예퇴직 신청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선생님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로 들어섰을 때의 기대와 포부가 사회로부터 옛날 옷으로 취급당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선생님이 교단을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무례한 학생과 학부모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는 무기력감, 지금 이 아이들이 다시 학부모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
- 김경범 서울대학교 교수
- 2014-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