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이 잔디운동장을 가로질러 텃밭으로 간다. 물조리개를 들어 자기가 담당한 텃밭작물에 물을 주고 교실로 들어간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 건물 뒤 ‘학교 숲’에 있는 닭과 미니돼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간다. 산호를 모티브로 한 조회대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물고기가 헤엄친다. 중앙현관 앞에는 색색깔 장화가 장화꽂이에 거꾸로 꽂혀있다. 아이들이 한 칸 한 칸 직접 만든 장화꽂이이다. 중앙현관에는 아이들이 언제든 할 수 있는 간이 농구골대와 VR 키네트 스포츠 기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여느 학교와 다르다. 아이들은 자작나무와 고래 벽화가 그려진 중앙계단을 올라 교실로 향한다. 이 중앙계단은 2022년 부임한 박상철 교장이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늘 지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놀이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숲놀이 학교’. 건물 안팎 모두가 바다이자 숲인 이곳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죽화초등학교이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상상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학교 죽화초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현실이 되는 학교다. 죽화초에는 학교 숲이 있다.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는 소나무와 두릅나무·상수리나무·밤나무·벚나
교문을 찾기 위해 학교 담을 따라 걷는데 조금 특별한 벽화가 눈에 띄었다. 학교 이름과 일러스트가 어우러지는 타일 벽화와 학교 건물 벽면에 자리 잡은 학교명 조명간판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학생들의 등굣길을 더 안전하고 밝게 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써서 건물 외벽을 재정비했다고 한다. 조명 간판과 커다란 LED 시계는 학교 건물 정면에 자리하고 있다. 낮에는 인근 주민과 학생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밤에는 학교 건물과 주변을 밝혀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 이는 개봉초가 언제나 학생을 위해 깨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개교 50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가 이렇게 친근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는 것은 내·외적으로 얼마나 세심하게 가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 교문을 들어서니 양궁장이 보였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이다. 양궁부는 1979년에 창단되었고, 전국과 서울시 규모의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였다. 양궁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포함하여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는 개봉초 출신이 여럿 있다.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개선된 양궁장 안에는 한쪽에 나란히 정리
바쁜 일과를 마치고 퇴근한 B 교사는 ‘오늘은 뭘 할까’ 생각한다. 보통은 지쳐서 집에 오면 쉴 시간도 부족하다. 그런데 막상 정해진 일이 없어 TV를 보는 오늘 같은 날에는 동학년 단톡방이나 전국구 밴드에 올라오는 다른 교사들의 퇴근 후 행적에 눈이 간다. 이 순간에도 많은 교사가 끊임없이 뭔가를 배운다. 누군가는 대학원을 가고, 누군가는 원데이 클래스에 가고, 누군가는 책을 읽어 인증한다. 어딘가를 가지 않는 사람은 그 주에 수업할 교재개발연구를 하나 보다. 나만 이렇게 하루를 보내도 되는 걸까? 어느새 교사 카페에 글을 쓰고 있다. “선생님들은 무엇으로 자기계발을 하세요?” 쓰고 나니 한결 낫다. 그래도 다른 교사들은 어떤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지 물었으니, 나의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뭐라도 한 게 아닐까. 왜 나는 나를 쉬지 못 하게 하는가 필자는 현직 교사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지만 해보지 못했던’ 일을 실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일의 종류는 다양하다. 미술치료사 공부, 동화작법 공부, 책 쓰기 등. 각자 마음은 있었지만 실행해보지 못했던 꿈들이다. 프로젝트는 3주간 진행된다. 1일 차에는 ‘진짜 나를 발견하는 10문 10답’이라는 설
“교사로 살아야 할 날은 많고, 멈춰있고 싶지는 않다.” 2030 교사들 중 상당수가 고민한다. 무엇으로 나를 성장시킬까? ‘자기계발’의 새로운 관점 끊임없이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에서 자기계발은 너무나 익숙하다. 더군다나 자기연찬의 의무가 있는 교사라면, 자기계발은 직업적 생명력과도 직결되는 숙명이다. 그런데 자기계발이라는 말만으로는 2030 교사들의 욕구를 설명하기에 조금 부족하다. 사실 ‘자기계발’은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 계발한다는 행위 자체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자기계발과 관련된 2030 교사들의 고민을 들어보거나 커뮤니티의 글을 보면 그들 중 상당수는 단순한 ‘계발’에 그치지 않고 어떤 결과를 기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수업에 도움이 될 것, 금전적으로 추가 수익을 가져올 것, 경력에 도움이 될 것, 이직 또는 겸직에 도움이 될 것 등. 물론 계발과정 그 자체를 즐기자는 관점도 있다. 오히려 선배세대보다도 2030 교사들은 현재를 즐기자는 YOLO(You Only Live Once)의 관점을 충실히 실천하며 사는 편이다. 그들은 단순한 ‘계발’이라는 시작점 이후의 과정에서 스스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성장’을 원한다. 마치 자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