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인 옆집 아이는 쓰레기를 가져가는 매주 수요일마다 비워진 쓰레기통을 물로 닦는 대가로 부모로부터 2달러씩을 받는다. 이따금 설거지를 거들면 역시 2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고, 세차나 잔디를 깍을 경우 이보다 좀 더 많은 용돈이 생긴다. 부모들은 집안 일을 거드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에서 동전 몇 닢을 주기도 하고, 아니면 노동의 대가와 가치를 가르치고자 일을 거들었을 때 이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된 처지로서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느 쪽이든 교육적인 목적을 고려한 배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에 대해 가지는 아이들의 마음도 부모들의 생각과 같을까. 호주의 어린이들은 한 가족이기 때문에 집안 일을 거들거나 서로 나누어하고, 그로 인해 용돈을 받았을 경우 감사하게 여기기보다 부모의 일을 자신이 대신 한 것이기 때문에 응당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호주 어린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돈'에 쏠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부를 축적하여 부자가 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돈을 많이 벌어 잘 살고 싶다는 열망은 장래에 대
호주의 대학입학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호주는 주별로 대학응시방법이나 선발 기준이 다르지만 9월 말 경이면 대부분 주에서 대학입학을 위한 원서접수나 학력고사를 대비한 서류전형에 들어간다. 퀸스랜드 주는 11, 12학년(고 2, 고3생) 때의 내신성적으로 대학에 응시하지만 시드니가 속해 있는 뉴사우스 웨일즈 주는 한국처럼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호주의 대입시는 매년 10월 중순경부터 11월 중순까지 약 한달 동안 치러진다. 따라서 우리처럼 시험당일 컨디션이 나쁘거나 사고 등 뜻하지 않은 일로 시험을 망치고 나서 운을 탓하며 몇 년 공부를 헛수고가 되게 하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입시험기간이 한 달이나 되는 것은 수험생들의 선택과목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영어, 수학 등 필수과목을 제외하고 수험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제 2외국어인 각 나라의 언어를 포함하여 경영, 물리, 역사, 음악, 종교 등 수험생 별 선택과목은 무려 80개에 달한다. 응시자가 단 1명일지라도 그 과목이 대입시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한 달 시험기간 동안 사, 나흘 간격으로 안배된 날짜에 자기가 선택한 과목의 시험을 치
'왕따 문제 해결은 학교 하기 나름'이며 '가르치기 나름'이라는 교육적 믿음 하에 호주의 각급 학교는 '왕따 퇴치 전국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8일 멜버른을 시발점으로 시드니, 브리스번, 퍼스 등 전국 대도시로 확산된 학내 왕따 방지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은 '보다 좋은 친구 (Better Buddies) 운동'. '보다 좋은 친구 운동'은 폭력과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창졸간에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해 오던 자선 재단 ‘알란나 앤 메델라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아동 보호로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시작됐다. 왕따 방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이 재단의 존 버트랜드 이사장은 출범식을 통해 "호주 학생들 6명중 1명꼴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전하며 "학창시절에 왕따를 경험한 학생들은 오랜동안 그 영향을 받으며 우울증은 물론 자살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왕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지난 2000년 멜버른 지역의 학교를 중심으로 첫 시행을 한 후 점차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5년째에 접어든 지금까지 전국 700개 학교가 동일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개별적 상황을 해결해가며 적극 동참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호주 어린이들은 매주 약 700
지난 해 말,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아이들 학교의 종업식 광경이 무슨 충격처럼 이따금 떠오를 때가 있다. 종업식의 이런저런 순서 중에 학부모들의 관심은 무엇보다 시상식에 쏠렸다. 자기 아이가 상을 받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뉘 집 아이가 무슨 상을 받나하고 모두들 눈과 귀를 단상으로 집중했다. 호명이 시작되자 한 여학생이 시상대에 올랐다. 이어 학년 별로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면서 학생들이 줄을 이어 단상에 오르는데, 대부분이 여학생들이고 남학생은 어쩌다 한 둘 끼어있는 게 아닌가. 우수 여학생 편중현상은 저학년이나 고학년 구분없이 공통적인데다, 성적 뿐 아니라 각종 특기생들도 여학생 숫자가 남학생을 앞질렀다. 그 날 종업식은 여학생들을 위한 잔치에 남학생들은 들러리를 서는 것으로 끝이 났다. 아들만 둘을 둔 필자의 처지도 그렇지만 이쯤되면 남자 아이가 있는 집은 절로 풀이 죽을 일이다. 같은 나이라 해도 어렸을 때는 여자들이 남자보다 정신적, 정서적으로 성숙도가 앞서지만, 10대 후반이 되면 엇비슷해지면서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능력에 차이를 보이지 않던 것도 이제는 옛말인 듯하다. 평소 학교생활도 '똑똑한 여자아이들'에게 주눅이 들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