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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난하면 행복할 수 없어요"

호주 어린이들 '뭐니뭐니 해도 돈이 최고'

초등학교 4학년인 옆집 아이는 쓰레기를 가져가는 매주 수요일마다 비워진 쓰레기통을 물로 닦는 대가로 부모로부터 2달러씩을 받는다. 이따금 설거지를 거들면 역시 2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고, 세차나 잔디를 깍을 경우 이보다 좀 더 많은 용돈이 생긴다.

부모들은 집안 일을 거드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에서 동전 몇 닢을 주기도 하고, 아니면 노동의 대가와 가치를 가르치고자 일을 거들었을 때 이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된 처지로서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느 쪽이든 교육적인 목적을 고려한 배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에 대해 가지는 아이들의 마음도 부모들의 생각과 같을까. 호주의 어린이들은 한 가족이기 때문에 집안 일을 거들거나 서로 나누어하고, 그로 인해 용돈을 받았을 경우 감사하게 여기기보다 부모의 일을 자신이 대신 한 것이기 때문에 응당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호주 어린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돈'에 쏠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부를 축적하여 부자가 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돈을 많이 벌어 잘 살고 싶다는 열망은 장래에 대한 그 어느 계획보다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압도적으로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의 한 아동잡지가 1년에 걸쳐 7-12세 어린이 3백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가치관과 태도, 관심사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라고 응답했다.

어린이들은 부와 행복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어느 쪽을 택하겠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부를 원한다고 응답 했는데, 그 이유는 부자가 되면 행복해질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지만, 가난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앞으로나 현재 가장 갖고 싶은 것은 휴대폰이나 최신 전자게임기, 랩톱 등 대부분 고가품을 지적함으로서 이로 인해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욱 키우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들의 관심사가 돈에 지나치게 매여 있는 나머지 이와는 관련없는 설문에 대해서조차 강박적으로 연관지어 대답하는가 하면, 만약 최면술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에게 걸어보고 싶냐는 물음에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를 최면상태에 빠지게 해서 재산을 자기에게 넘기도록 하고 싶다는 응답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호주 어린이들은 금전관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조사대상 어린이들의 60%가 부모로부터 일주일에 평균 7호주달러(약 5600원)의 용돈을 받지만 더 많은 용돈을 벌기 위해 집안 일을 놓고 부모와 거래를 하기도 하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자신의 물건을 친구들에게 팔거나 필요한 것을 서로 교환하는 물물 거래를 하기도 한다.

싫증이 나거나 더이상 필요치 않은 자신의 장난감을 바구니에 담아서 주말이나 방과 후에 집 앞에 내놓고 팔아 여윳돈을 마련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적당한 값을 매겨 넘겨주는 일도 호주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일상에 속한다. 심지어 자신의 물건을 친구에게 잠시 빌려주면서도 얼마간의 대여료를 받거나 사용료를 물게하는 나이에 맞지 않는 영악함도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어린이들 나름대로 돈이 생길 수 있는 방법, 돈을 모으고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짜내는 것을 무작정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그러는 과정에서 돈이 최고라는 가치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는 데 있다. 장래 직업의 선택 기준으로 자기 발전이나 사회에 대한 봉사와 소신, 사명감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종인가에만 관심이 쏠리게 된다면 이 나라의 미래가 결코 밝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교육 관계자들은 시대마다 특정 세대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나 또래 집단간에 유행처럼 번지는 사고나 의식의 패턴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물질적 가치에 얽매인 나머지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방향설정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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