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학부모도 어찌해 볼 수 없는 호주 10대들의 방종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공립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교칙이나 규율이 유명무실한 지경에 이른 느낌이다. 단적으로 말해 공립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무단결석이나 조퇴 등은 그다지 큰 문제도 아니다. 가방을 매고 집을 나서지만 등교를 하지 않고 쇼핑센터 등을 배회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시내 대형 쇼핑센터는 평일 낮 시간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출입을 금하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고작이다 . 보다 심각한 것은 학내 기물을 부수며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사들을 주먹이나 발길로 구타하는 등 학생들의 폭력 실태가 갈수록 과격해지면서 신변의 안전을 염려하여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사태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뉴사우스 웨일즈 주 교육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 1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교사 신변 안전 관련 사고는 신체폭력 102건을 포함해 총 252건에 달했다. 학생들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호신술을 배우는 교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당하거나 난동을 부리는 학생들을 관
호주의 고등학교에는 졸업반(12학년)을 대상으로 학교마다 공식적으로 포멀(formal)파티, 우리 식으로 말하면 ‘쌍쌍 파티’가 열린다. 시기는 학교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2학기가 시작되면 포멀파티에 대한 기대로 교정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이날만큼은 교복을 벗어던지고 가슴이 훤히 드러난 드레스와 짙은 화장, 화려한 장신구와 구두, 액세서리 등으로 한껏 멋을 낸 여학생들이 저마다 아름다움과 개성을 뽐내며 성인이 된 듯한 기분을 맘껏 누려보는 것이다. 남학생들도 말끔한 정장이나 턱시도를 뽑아 입고 파트너를 대동한 후 행사장에 속속 도착하는 모습이 제법 의젓해 보이는 날이기도 하다. 규격화된 교복과 규율 속에 갇혀있던 학생들은 성숙한 남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신사 숙녀의 매너를 갖추고 무르익어가는 밤을 만끽한다. 한편 한창 짓궂은 나이인 만큼 학교 행사마다 이른바 얄개나 악동들의 익살 또한 지나치지만 않다면 행사의 분위기를 더욱 살리는 양념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예전 추억을 더듬어본다면 파트너를 데려오지 못한 남학생들이 저희끼리 몸을 맞대고 블루스를 추거나 댄스홀을 누비며 파트너가 있는 친구들을 일부러 훼방 놓는 너스레 따위를 떠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낌없이 투자하기는 호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면 호주는 오히려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자식들의 학비로 허리가 휜다. 대학 학비는 정부의 학자금 융자 지원책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등학교까지는 전적으로 부모가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립학교를 보내기보다 조금이라도 수준 높은 교육을 기대하며 무리를 해서라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학비에 대한 압박감이 점점 가중된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사립학교 학부모의 과반수가 자녀들의 학비로 인해 큰 재정적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하는, 이른바 명문 사학이 더 이상 일부 부유층 자제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며, 가계 지출의 다른 부분을 희생하고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사립학교에 보내려는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 있는 일부 사학재단에는 출생 신고와 동시에 입학 대기자 명단에 자녀의 이름을 올려놓는 일이 공공연히 행해질 정도이니 후발 학교들도 덩달아 입학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여기에 학교 수준을 놓고 비교하는 경쟁심도 한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아 결국에는 휴학을 택할 수밖에 없는 한국 대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신문 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때다.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마련하느라 고생하는 학생들을 보면 자식들 공부시키기 위해 등골이 휘는 것은 비단 부모들만의 몫은 아닌 듯하다. 호주 대학에도 사정상 휴학을 하거나 아예 학교로 돌아오지 않는 중퇴자들이 많은 편이다.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들은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이 주를 이룬다. 대학 새내기 5명 가운데 1명꼴로 1년 학사과정을 마친 후 학업을 중단하며, 학과에 따라서는 2학년 과정에 복귀하지 않는 학생들이 절반에 달하고 있다. 2005년 입학생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웨스턴시드니대의 경우 1학년생 가운데21%(1670명)가 다음해 2학년 과정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중도 하차율을 기록했다. 이어 찰스스터트대 20.8%(1572명), 뉴잉글랜드대 19.8%(713명), 시드니공대 16.2%(755명)의 순으로 1학년들의 중퇴율이 높았다. 학과별로 보면 웨스턴시드니대의 사회복지학 학사과정은 1년 과정을 마친 신입생 28명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5명이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