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종교단체 모임을 통해 호주에서 청소년 사역을 오랜 동안 해온 교역자 한 분을 만났다. 어느 날 그 분은 맡아 가르치는 교회의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모두 눈을 감으라고 한 후 어디에 가면 마약을 살 수 있는 지 아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학생들의 팔이 올라가더라고 했다. 마약을 해 본 경험과는 별개로 마약을 구하는 방법에 관해서 10대 청소년 누구라도 알고 있다는 것에 그 분은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더군다나 크리스천 청소년들임에도 일반 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 정도로 호주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은 언제든지 손만 뻗치면 접촉이 가능한 유혹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술과 담배 만큼이나 음성적 불법 마약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너 요즘 마약하냐?" 학교 성적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다른 친구들을 사귀면서 용돈을 헤프게 쓴다거나 할 때 호주 부모들은 자식에게 이렇게 묻기도 한다. 몹시 충격적이거나 아니면 얼토당토않은 소리같지만, 호주의 10대 들에게 마약은 가정불화를 겪거나 학교에 제대로 적응 못하는 이른바 낙인찍힌 문제아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호주에서는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도 선뜻 교직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오히려 사교육 기관이나, 외국인 대상 어학 연구단체에 흡수되어 차선의 교육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예비교사들이 교정을 기피하는 이유는 학생들을 다루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학과목을 가르치고, 학사 업무를 돌보는 것에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지만 제멋대로 구는 학생들을 다잡는 일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니 보수가 다소 낮더라도 유사한 형태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현직 교사라 할지라도 학생들을 잘 다룰 수 있는 뾰족한 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 관리 부분은 아예 포기해 버리거나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흡연을 하거나, 남녀 학생들이 뒤엉켜 눈살을 찌푸릴 일을 벌인다할지라도 '학교 밖'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아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초등학교들이 최근 철학 교육을 도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언뜻 보기엔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것과 폭력, 차별, 왕따 현상 등을 예방하는 것과의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